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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 기회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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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가 오면 잡을 줄 알아야 해." 이 말의 앞과 뒤를 연결하면 "네가 영어를 잘 해. (그럼 그 기회는) 무조건 네 거야!" 오늘의 주제는 "영어"이다. 지난 해 12월, 나는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년 정도 수강해야 할 과목을 다 채웠을 뿐 수료가 의미하는 바는 그리 크지 않다. 유학을 간 사람들이나 국내파라할지라도 박사의 졸업 기한은 정해진 것이 없다. 그저 '경험'적으로 이야기될뿐. 대략 5~6년을 말한다. 빨라야 5년. 그것도 지도교수가 '이정도면 됐다.'라고 그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충족해야 하는데 나 스스로도 요즘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특히 '졸업 후'를 생각했을 때를 상상해보면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영어'. 영어로 말하고 소통하고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올해를 보내는 것이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 무엇부터 어떻게 플랜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나의 영어 공부 패턴을 돌아보며, 나 스스로 지속적인 영어 공부 동기부여를 위해 그 시작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우선 나의 영어 목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전문적인 지식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토론이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높은(?) 나의 목표를 성취하기가 쉽지 않기에 일단 몇 가지 쉬운 단계들을 해보고 있다. 먼저 매일 지하철 여행길에서는 '플랭'앱을 애용하고 있다. https://www.plang.ai/ 생활영어 중심이기는 하지만 평소 내가 익숙하게 쓰는 표현이 무엇인지, 그것을 떠나 다르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중간중간 AI 영어 비서(?)가 나의 화법을 교정해주고 동사 표현을 더 매끄럽게 바꿔주는 것도 좋은 기능이라 생각한다. 콘텐츠는 미드, 애니, 동화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뉴스나 테드와 같이 전문적인 콘텐츠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플랭 ...

보는 것, 보이는 것,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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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며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들이 연달아 있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잃어버린 줄 알고 새 책을 구매했는데 결국 백팩 안주머니에서 발견한 것이라든가 (어쩐지 가방이 너무 무겁다 했지), 지난 주말 불을 다 끈채 깜깜한 와중 벽에 그야말로 빡! 하고 안면부를 들이박은 것이라든가 (결국 일요일에 여는 병원을 급하게 찾아 엑스레이와 씨티를 찍고 뼈가 우그러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필라테스 수업 예약 때 달력을 잘못 보고 엉뚱한 일정으로 해놔서 몇 개 빼먹은 것 (심지어 경쟁이 치열한 쌤 수업 예약에 성공했다고 좋아해놓고!) 등등. 원래 남탓도 못하게 온전히 스스로의 어리석음만으로 촉발된 사건들의 설움이 더 큰 법이라, 잠들기 전 괜히 찌질하게 찔끔 눈물을 흘리곤 했다.  왜 나는 보이는 것을 보지 못한 걸까. 왜 보이는 것은 보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까. 인간은 보고싶은 것만을 보는가.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보이는 것은 보여주는 것보다 클까. 그렇다면 보여주는 것은 보여주지 않는 것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단순한 자책이 제법 추상적인 의문으로 이어져 최근 접한 콘텐츠들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보았는데, 궁극적으로는 모든 텍스트를 소비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하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보는 것, 보이는 것, 보여주는 것, 안 보여주는 것. ‘파묘’는 앞서 말한 키워드가 너무나 중요한 영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가 더 크다. 그것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 않기에 해리포터의 ‘보가트’처럼 맞춤형 공포를 선사한다. 덕분에 형체도 두려움의 한도도 제한되지 않고 최대한으로 증폭된다. 영화 속에서 그저 ‘겁나 험한’ ‘무언가’라고만 지칭될 때 관객은 각자의 상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가장 무섭고 가장 자극적인 것을 떠올리게 된다. 후반부 무언가의 형체가 확정될 때 다소 힘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것이 처음부터 확정적이었다면 별개 장르로서의 기대 충족이 가능하겠지...

비슷비슷한 도메스틱 스릴러 사이에서 헤매는 당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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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이른바 고전 명작이거나 진짜 내 취향 정도가 아니면 영미권의 현대 추리소설은 자주 읽지 않는 편이다 . 스릴러로 분류되는 영미권 소설들이 대부분 비슷한 내용과 컨셉이어서 대충 반 정도만 읽어도 어떤 반전일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 특히나 ‘ 도메스틱 스릴러 ’ 로 구분되는 소설들이 그러한데 , 서구권의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 부인의 시점에서 겉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소름끼치는 남편의 이중적인 모습이 대부분의 반전을 차지하고 있다 .  전부는 아니지만 영미권 도메스틱 스릴러는 한참 전에 읽은 <비하인드 도어>를 비롯하여 대부분 결론적으로 '여자가 (그러한 폭력적인 남자에 맞서)다른 여자를 돕고 구원하는'  서사를 다양하게 변주한다는 점에서 일본이나 한국 추리소설보다 좀더 편안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서사의 반복이 많은 만큼   실제로 내가 분명히 읽었는데도 제목과 줄거리를 봐도 결말이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 것들도  다수이다 . 심지어 최근인데도 ! 하지만 ‘page turner’ 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스릴러 소설들답게 , 확실히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때우기에는 적격이다 . 복잡하고 어렵지 않으니 앉은 자리에서 주르륵 읽히고 , 반전과 결말이 단순명료하여 찝찝한 뒷맛도 없다 . 그리하여 이번 호 뉴스레터에서는 현생에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 머리 비우고 아무 생각 없이 쭉쭉 읽기 좋있던 킬링타임용 ‘ 도메스틱 스릴러 ’ 몇몇 편을 간단히 소개해 보았다 .    허즈밴드   시크릿 제목 그대로  과거에 저지른  범죄를 숨기고 있는 듯한   남편, 그로 인하여  언뜻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