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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진지하게 책상 앞에 앉아 지난 3개월 치의 카드 이용내역을 엑셀로 뽑아 피벗을 걸고 나의 현재를 직시했다. 꼭 필요한 식비가 아닌, 그냥 기분 좋으려고 카페에 가고 빵을 사먹은 게 지출의 30%였다. 사실 좀 애매하다 싶은 건 제외했으니 실질적 비중은 그보다 높아질 거였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부터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되면서, 동네 여행이라는 핑계로 온갖 카페와 베이커리를 다니며 여행비만큼의 돈을 썼다. 이제는 루틴처럼 카카오맵 앱에 가고 싶은 곳과 다녀온 곳의 즐겨찾기를 늘려가는 것만이 취미이자 성취가 된 셈이다. 문제는, 그만치 돈 썼으면 됐지 싶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것이다. 원래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고 알고 싶어지는 것도 많아지는 게 국룰. 게다가 '이 세계'는 정말 트렌드에 민감해서 쉴새없이 또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도달하는 일정 선 따위는 없으니 더더욱 그렇다. 이걸로 뭐 얻어지는 게 있냐 하면, 단언할 수 있다. 없다고. 일단 돈을 마구잡이로 쓴다. 게다가 식사 외에 플러스 알파로 먹는 것이고 디저트는 건강에 안 좋다. 블로그같은 거라도 해볼까 했지만 귀찮아서 시작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럼 대체 왜? 냐고 한다면, 역시 '그냥', '기분 좋으려고'. 내 나름의 스스로를 보상하고 아껴주는 방식인 것이다. 아무래도 이 루틴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고, 지출의 30%보다는 줄여야 하니까, 먹킷리스트를 공언(?)하고 그 외는 자제하기로 다짐해본다. 무언가를 버리기 어려울 때 사진을 찍어두고 버리면 좀 낫다는 이야기랑 비슷한 맥락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ㅇ 안서리베이킹랩 유투브를 보다가 알게 된 곳인데, 여기 정말 여러모로 말이 많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꼭 먹어보고 싶은 곳이다. 밀가루를 쓰지 않고 머랭으로만 만든 파블로바를 파는데 일단 가격이 사악하고, 눈딱감고 사보려 해도 구매 자체가 너무 어렵다. 한 달씩 예약을 받는데, 거의 주말에만 픽업이 가능하고, ...

갑자기 찾아온 강추위를 이기는 소소한 따뜻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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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동을 기점으로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고 바람은 매서워지고 결국 첫눈이 오는 지역도 있었다.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이다. 옷은 두꺼워지고 몸은 움츠러들지만 마음 만은 따뜻하게 만들어줬던 11월의 이모저모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붕어를 잡으러 산책을 갈까나~ - 붕어빵 5개 2천원!  집 주변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붕어빵 핫플레이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트럭을 세워 놓으시고는 붕어빵을 구워주시는 곳이다. 고급 붕어빵들이 등장하고 붕어빵 하나에 천원이 되어버린 고물가 시대에 무려 5개 2천원으로 파는 곳이다! 모양도 붕어빵, 국화빵, 새우빵으로 다양하고 팥앙금 뿐 아니라 슈크림도 넣어주신다. 나는 붕어빵은 무조건 팥앙금을 넣어 먹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슈크림은 잘 사먹지 않지만, 가끔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주말에만 동네에 오시기 때문에 한번에 10~15마리정도 사오자마자 소분하여 냉동실에 얼려놓고 일주일 동안 아껴먹게 된다. 반죽과 팥의 비율도 균형잡혀 있고 반죽은 반죽대로 팥은 팥대로 맛이 좋아 정말 잘어울린다. 단돈 2천원으로 5개 붕어빵을 먹을 수 있는 인심좋은 사장님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 진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 2023 문구생활산업전(SISOFAIR 2023) 날씨가 추우니 외부 활동 보다는 내부 활동이 늘어나게 되었다. 집에서 버스 한 번으로 갈 수 있는 코엑스에 매주 새로운 박람회와 전시회들이 열리고 있어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예전부터 소문으로만 들었던 시소페어에 이번에는 직접 관람을 가게 되었다. 돌아다니기만 해도 받게 되는 사은품들로 가방이 두둑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평소 좋아하던 스티커 회사도 이번 산업전에 참여하여 스티커를 50% 할인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실제로 다이어리, 펜, 스티커 등 익숙한 문구용품 부터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회사들이 다양하게 참...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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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훅 다가온 가을. 거리감을 줄일 새도 없이 벌써 떠나가는 것 같아 작은 것 하나라도 더 가을을 느껴보려고 노력 중이다. 마음은 바쁘고 할 일은 많지만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심호흡 깊게 들이마시는 것 만으로도 가을은 내 안에 가득 찬다.   ●파란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도시 -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화성 나들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갑자기 수원 나들이! 수원 화성이 있는 행궁동이 요즘 행리단길로 뜨고 있다는 소식에 출동했다. 추석 연휴의 끝자락이라 그런지 버스 안에서부터 사람이 많았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수원시립미술관 뒤로 보이는 가을 하늘이 너무 예뻐 잠시 미술관 안과 밖을 구경해보기로 했다. 낯선 동네의 미술관 관람이라니 큰 기대가 없었지만 생각보다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아 알찬 시간이었다. 행리단길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정신은 하나도 없었지만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며 맛있는 것도 먹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이것저것 구경하며 보낸 즐거운 하루.  ● 구수한 가을과 잘 어울리는 맛 - 코끼리 베이글  서울 3대 베이글로 유명한 코끼리 베이글이 성수에도 문을 열었다. 주말에 슬슬 산책 삼아 걸어 가봤다. 주택과 상가가 있는 골목으로 돌아 들어가니 갑자기 힙한 건물이 등장☆ 코끼리 베이글 간판이 건물 꼭대기에 멋들어지게 걸려있었다. 주말 아침 브런치로 딱인 하몽베이글샌드위치와 라떼 한잔, 그리고 주말에는 1인 당 8개 까지만 구매할 수 있어 종류 별로 구매해보았다. 쫄깃하면서도 화덕에 구워져 살짝 불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추천 받은 버터솔트가 역시나 가장 맛있었고 옥수수 베이글도 나름 특색이 있었다. 화덕에 굽는 방식이 몬트리올식 베이글이라고 하는데 뉴욕식 베이글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져 새로운 발견이었다.  ● 요즘 일하면서 듣는 노동요 -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음악을 듣다 보니 나도모르게 따라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들.확실히 여름엔 걸그룹노래가 대세였다면, 9월~10월엔 보이그...

9월은 다정하게 함냐함냐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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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적응하느라 별로 한 것도 없이 시간이 다 갔네...하고 핸드폰 갤러리를 보는데 기분 좋은 사진이 한가득 이었다.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라는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 처음 봤을 땐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 속에는 소소한 행복들이 가득해서 뉴스레터를 기분 좋게 쓸 수 있었다. 더위는 한 풀 꺾이고 시원한 비까지 내리는 주말, 핸드폰 속 갤러리를 소개해 본다. 멋진 공식 사진과 갤러리 속 현실 사진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신기한 경험을 했구만 - 9월의 휘둥그레 SELECTED WORKS 스톤 아일랜드 아카이브 전시회 성수 스톤 아일랜드 배지의 컴퍼스 모티브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브랜드의 팬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공통분모입니다. 고객은 소비자를 넘어 열렬한 지지자이고, 팬이자 친구이며, 브랜드의 특별한 매력을 알아보는 이들입니다.  - 스톤 아일랜드의 수장 카를로 리베티 (Carlo Rivetti)  H의 추천으로 가보게된 스톤 아일랜드의 아카이브 전시회. 의류 브랜드 전시회는 처음 가보는 거라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장소도 성수의 어느 한 창고같은 곳에서 진행하고, 방문한 다른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태도가 엄청 힙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전시회를 즐기기 위해 설명들도 열심히 읽어보고 전시물 하나하나 눈에 천천히 담았다. 1층에는 스톤아일랜드 의상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도별로 대표 컬렉션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었다. 2층은 스톤아일랜드에서 시도한 새로운 소재의 의상들, 3층은 스틸 및 브론즈 파카 35벌로 구성된 전시물과 프로토타입 리서치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었다. 스톤아일랜드의 실험실 한 켠을 옮겨 놓은 것처럼 아직 산업화 되지는 않은 실험에서 탄생한 패브릭과 처리과정을 통해 완성된 옷들을 순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패션이라는 소재와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의 조합이라 처음엔 어색했지만 전시회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새로운 미술작품을 만난 것과 같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RE_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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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3개월 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갔다. 몇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내가 원하던 직장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회사를 만나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주 동안의 인수인계와 적응 기간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업무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바쁘고 정신 없었던 적응 기간의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 것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황홀했던 시간여행 -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녈 갤러리 명화전 상반기부터 시작된 인기 전시회들이 하반기까지 문화적 인간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를 관람하게 되었다. 작년 가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역시 이촌역에서 내려 박물관까지 걸어가는 길부터 시간 여행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동생과 함께 긴 통로를 따라 걸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면 자매가 이런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감사함도 커져만 간다. 포스터 메인 으로 선택된 카라바조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는 벽면을 지나 전시장으로 입장하는데 주말 오전 첫 타임으로 예약했음에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르네상스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은 인간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에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자세해지고 과감해지는 표현들은 인간의 감정을 충분히 드러내기에 부족함 없는 그림들을 탄생 시켰다. 그림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오만함을 풍기기도 하고 아주 자연스러운 외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모습은 곧 내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감정들이었기에 관람을 하면 할 수록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전시장 내부 동선도 마치 미로 속에서 붉은 실을 붙잡고 나아가는 것처럼 무언가에게 이끌리는 듯하게 구성되어 매력을 더했다.  ●가벼운 간식과 같은 즐거움 - [Red,White&Royal Blue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케이시 매퀴스턴...

엉망이 된 집중력을 끌어올려 준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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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가 멀티버스를 알아? -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7월을 시작하자마자 보러 간 영화. 야무지게 1편도 복습하고 스포 당하지 않기 위해 많은 리뷰 영상들과 글들을 멀리하며 기다렸다. 애초에 마블이 코믹스에서 시작된 것을 생각해보면 이 애니메이션 영화야 말로 마블이 원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사 영화에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멀티버스의 세계와 등장인물들과 드립 들은 계속해서 심장을 강하게 두드린다. 1편보다 몸도 마음도 부쩍 성장한 주인공 마일즈의 성장통을 해소해 줄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 느낌이었다. 기존 스파이더맨 스쿼드에 새롭게 함께하게 된 신규 멤버들과의 케미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행히 결말 부분은 살짝 스포를 당하고 간 터라 크게 놀라진 않았지만 다음 편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은 커져만 간다.  ●집 안의 소화기는 반드시 눈에 잘 띄는 곳에 보관하자 - 미드 9-1-1, 9-1-1론스타    대학생이었던 나에게 미드의 존재를 알려준 닥터 하우스와 그레이 아나토미가 생각난다. 하우스는 벌써 10년 전에 전체 시즌을 종료했고 그레이 아나토미는 무려 19시즌을 진행중이지만 역시 10년 전쯤 14시즌을 마지막으로 보는 것을 포기했다. 그 이후엔 마음을 붙일 만한 미드를 찾지 못해 이것저것 다른 덕질로 옮겨 다녔다. 그러던 중 7월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표현이 너무 진부해서 민망하기 그지 없지만) 미드를 알게 되었다. FOX채널에서 제작하여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미드 9-1-1과 스핀오프 9-1-1 론스타 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범죄신고와 재난신고가 따로 나눠져 있지 않고 모두 911로 번호가 통일되어 있는데 바로 소방서를 중심으로 때로는 경찰과 협조하여 매회 벌어지는 미친 사건들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9-1-1 본편은 LA 118소방서를 중심으로, 9-1-1 론스타는 텍사스 오스틴 126소방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피...

7월의 HL

'영혼의 집을 잃고 헤매이는 방랑자들'을 위한 방송이라니, 요즘 내 심정에 딱 알맞은 표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이것은 바로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트위터 탐라에서 우연히 추천을 보고 과몰입 특집을 들어봤는데 너무 빵빵 터져서 다른 편을 연속으로 듣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리스트를 살펴보는데, '동해생활'의 송지현 작가와 그의 동생이라니? 이다혜 작가라니? 오지은? 최지은? 박상영? 아니 이 엄청난 섭외력 뭐지, 이 사람 뭐지, 싶어서 쫌쫌따리 맷님에 대해 서치를 해보았으나 특별한 뒷배경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개인의 재능, 그리고 하겠다는 의지와 해버리는 실천력뿐. 놀라워라. 쨌든, 덕분에 맷님과 많은 게스트분들은 그야말로 내가 '영혼의 노숙자'인 때마다 벗이 되어주고 있는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무려 250화 넘게 쌓여있다는 것(+주1회 업로드중이라는 것). 혹시나 비축(?)분량이 사라질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다소 마이너한 감성일 수 있어서 누군가에게 함부로 영업할 수는 없고,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여자가 어릴 때 책 많이 읽으면 반드시 셋 중 하나는 된다고 한다, 빨갱이, 오타쿠, 페미니스트' 대략 이런 뉘앙스의 드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들어보시길. (다시 찾아보니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레즈비언이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더유니버스를 보고 왔다. 처음 봤을 때 충격적인 이미지와 사운드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그게 무려 5년전이라네. 기대를 지나치게 많이 해서인지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좋았다. 마블로부터 촉발된 멀티버스는 에에올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는 물론 어크로스더유니버스같은 애니메이션까지 남발되고 있지만, 김혜리 작가의 말대로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잘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한정 쏟아지는 스파이디들이라니, 거기에 울망울망한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파커를 보여주다니, 소니쉑들 잔인무도하다. 너무나도 다음편을 위한 엔딩...

어쩐지 잘 읽히지 않는 책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휴식시간은 꽤 소중한 것이어서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가 많이 망설여진다. 이 한정된 소중한 시간을 한톨도 낭비하고 싶지 않은 마음, 혹은 최대한 가성비 있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비단 내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지라 어쩌면 무임승차를 구독하는 이들 역시 같은 마음으로 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 추천글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무임승차 뉴스레터로 말하자면 이른바 서로의 ‘문화자산에 무임승차’하자는 취지아니던가. 따라서 취향에는 맞지 않을지언정 적어도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최근에 읽고 있는 책들이 이상하게 엄청 별로인 것도 아닌데 영 읽는 속도가 지지부진해 이번호에는 어쩐지 잘 읽히지 않는 책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겠다.(실은 잘 안 읽혀서 돌려가며 읽고 있는데 여전히 다 못 읽었다.) 지난 호 다른 친구의 글처럼 ‘굳이 비추천 감상을 공유하며 굳이 안 읽어도 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랄까. 라우라 비스뵈크 <내 안의 차별주의자> ‘보통사람의 욕망에 숨어든 차별적 시선’이 부제이다. 누가 지었는지 제목 한번, 부제 한번 아주 매력적으로 뽑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의 편견도 없이 누구에게나 어떤 대상에게나 공평하고 타당하게 대한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누구나 마음 속에는 어느 정도의 편견, 우월감, 그로 인한 차별적 시선이 내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차별적 시선을 낱낱이 목도하고 반성하여 조금쯤은 지적인 우월감(결국 우월감으로 귀결되지만..)을 누리고 싶어 선택했으나 아쉬운 점은 이 책이 너무 일반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챕터 ‘일’은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쉽게 풀어 쓴 것 같은 내용인데, 자아실현과 자기착취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은 예전이라면 ‘유레카’를 외치듯 감탄했을 분석이지만 이제와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하는 심드렁한 감상만 남게 된다.(물론 그 지적이 타당하다고 생각은 한다.) 사회에서 주...

무더위는 아직 오지도 않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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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g days are over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어영부영 5월을 보내고 맞이한 6월의 첫 번째 과업은 가오갤3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보기 전부터 이보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며 호평의 호평을 더하고 있어 무척 이나 기대가 되었다. 시작부터 새로운 존재의 등장, 예고편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는 로켓의 과거와 비밀, 여전히 잘 맞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는 가오갤 칭구칭긔들의 눈물나는 우정과 모험으로 꽉 찬 영화였다.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ㅠㅠㅠㅠㅠ ● 두 발 늦은 영화 관람 -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 허심탄회한 대화의 중요성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 꽤 괜찮은데.....? 두 영화 모두 그렇게 좋은 평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름 재밌게 봤다. 혹자는 마블이 망해가는 징조라고 악평 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두 영화 모두 부족한 점은 있으나 나름 그 안에 즐길거리 들이 있었다. 역시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는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이 낫다고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 읽고 싶다 읽고 싶지 않다 -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앉은 자리에서 책을 한 권 다 읽었다. 집 근처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들른 카페에 책이 많았는데 사장님께서 책을 신경 써서 고르셨다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았다. 그 중 눈에 띈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라는 책을 골라 앞 부분만 대충 읽어볼까 하다가 어느새 한 권을 후루룩 읽어나갔다. 뉴스레터를 쓸 때마다 좀 더 세밀하게, 섬세하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서술하자 하다 가도 어느새 마감일이 다가오면 그저 몇 자 채우기에 급급한 내 마음을 설명한 제목 같았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3주에 한 번 도서관에 반드시 가서 책을 빌려오지만 3주를 한 글자도 읽지 않고 그저 책상에 올려두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나를 잠시 나마 붙들...

나의 6월을 함께 보낼 책과 영화 위시리스트.zip

  영어,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서 아주 흔하게 쓰이는 말 중에 settle down이 있다. 주어진 태스크나 이슈 등을 해결한다는 의미이다. 2월 초 이직 후 그야말로 엉망진창 우당탕탕이던 초반 3개월을 지나, 그래도 초반보다는 훨씬 업무에 적응했다고 느끼고는 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조차 입사 첫 달에 저지른 큰 실수를 당시는 몰랐다가 이제서야 발견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처음보다야 조금 낫지만 그래도 여전히 settling down 중이어서 마음의 여유를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그래서 6월도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가벼운 문화생활만 지속할 예정이다. 하지만 어차피 완벽하게 적응 완료하고 빈틈없이 해 내는 나 자신은 평생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에, 지금의 일이든 무엇이든 간에 평생 settle down이 아닐까. 완벽한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지금의 순간순간에 가장 충실하고 가장 누려 보자고 괜히 다시 다짐해 본다.  책 <전쟁터의 요리사들> / 후카미도리 노와키 83년생의 후카미도리 노와키라는 여성 작가가 무려 2차 세계대전 중의 취식병을 주인공으로 하여 쓴 일상(?) 미스터리이자 일본에서 나오키상, 서점대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등에도 후보로 오른 소설이다. 경기도 전자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부터 나중에 읽으려고 아껴 두고 있는 중이다. 덕후라거나 잘 안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의외의 은밀한 관심사는 전쟁, 특히 19~20세기 현대사의 전쟁이다. 전세계 유일의 휴전 국가여서 그런지 남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징병제가 한국 남성들에게는 역린인지라, 유독 한국에서는 여성이 군대, 전쟁에 대하여 말을 꺼내는 것이 터부시되어 왔다. 만약 한국에서 젊은 여성 작가가 이런 소설을 냈다면 어땠을지 길게 말을 꺼내지 않아도 다들 느낄 것이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분야에서 젊은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선순위인데 심지어 전쟁터가 배경이라니. 아직 읽기도 전이지만, 내가 관...

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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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일지와 일기장에 매일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가 채워지고 있다. 마음이 수런거리는 6월. 책도 잘 읽히지 않아 가벼운 실용서들만 읽고 있다. PPT 제작이나 포토샵 스킬, 유투브 편집 등에 대한 책들을 보았다. 아, 혹시 마포농수산쎈타님을 아시는지? 자취중이긴 하나 요리는 일절 하지 않음에도 종종 요리책을 찾아 읽는데, 마침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가 도서관에 있길래 호다닥 대출해왔다. 요리하지 않는 사람이 읽는 요리책이란, 조리의 과정을 상상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상하게 위장대신 마음이 든든해진달까. 유투브로 먹방 보는 기분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쎈타님의 푸근하면서 맛깔나는 말투 때문인지, 잠들기 전에 한 두 장씩 넘기며 왠지 나도 도전해봐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들었다. 일단 순두부를 쟁여놔야지. 마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재테크 책도 몇 권 읽었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는 그냥 유투브를 보면 될 것 같다. 부디 앞으로 날이 더 뜨거워져도 책 읽을 기운은 남아있길 바란다. 읽어야 할 책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팟캐스트로 '김혜리의 필름클럽'을 듣다가 이준혁 배우에게 반한 기념으로, 범죄도시3를 보고 왔다.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본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보는 내내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투브 채널에 올라온 '범죄도시 흥행에도 한국영화 위기론이 필요한 이유'라는 영상이 떠올랐다. 물론 당장 내 코가 석자긴 하나 한국영화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그럼에도, 6월 문화의날엔 스파이더맨:어크로스더유니버스를 보러 갈 예정이다. 필름클럽 얘기를 꺼낸 김에, 원래 듣던 팟캐스트들 외에 추가로 듣게 된 것들이 있다. 디바제시카의 토요미스테리. 최고의 딕션 덕에 2배속으로 들어도 볼륨을 작게 해서 들어도 또렷하게 들린다. 특히 1시간, 2시간 짜리 콘텐츠는 약 80km를 오갈 때 매우 듣기 좋다.  딱히 갈 생각이 없...

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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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라는 노래가 문득 떠올라 가사를 찾다가 유투브의 바다에 네 시간가량 빠져있었다. 지난 달과 크게 다를 바가 없네. 4월에 읽겠다고 다짐했지만, 5월에 겨우 읽은 '동해생활'은 기대만큼 재미있었다. 블로그에서 남의 일상 일기 읽는 걸 좋아하거나(바로 나다)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를 즐겁게 읽은 사람(이것 역시 나다)이라면 감히 추천해본다. 그리고 '죽은 자가 말할 때'는 의외로 유럽 선진국이라도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구나 생각하게 했다. 그게 범죄라는 점에서 씁쓸하지만. 잔인한 묘사가 종종 나와서 나도 모르게 찌푸리고 읽게 되는데 또 그만큼 역설적으로 생명의 소중함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느꼈다.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는 뉴스레터 등을 통해 먼저 접하고 책을 구해 읽었는데, 새삼스럽지만 몰입해서 잘 읽었다. 일하기 전부터 일하는 10년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딱히 내가 유통/커머스 쪽에 관심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몇몇 포인트들이 눈에 띈다 해야 할지 눈에 밟힌다 해야 할지 여튼 흥미롭게 잘 읽었다. 나머지 날에는 '그림값의 비밀'을 읽을 계획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와 '초급 한국어'도 매우 기대중. 몇 달 전 앤트맨을 보며 이제 마블은 보내줘야겠구나 생각했는데, 가오갤3를 보며 몇 번이고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에에올이 떠올랐다. 나머지 날에 특별한 게 없다면 이번달 말일의 글은 가오갤3에 대한 것일 것 같다. 지난 몇 달 문화적 허세에 빠져 냅다 얼리버드로 예매부터 갈겨버린 전시회들이 몇 개 있다. 요 몇주간 숙제하듯이 혹은 수습하듯이 그걸 보러 다녔다. '피카소와 20세기 거장전'는 기대보다 좋았고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 아트'는 생각보다 재미있진 않았다. 아직도 예매한 게 세 개나 남아있는데 언제 보러 가냐. 그 와중에 국...

작은 플렉스 큰 만족, 소소한 소비의 기록

 플렉스, 탕진잼, 코로나 이후의 보복소비 등등 온 세상이 소비하라고 외치는 시대. 어차피 평생 돈 모아봤자 집 못 사니까 플렉스 해버린다는 자조적인 밈(meme)이 과연 우리의 의지에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마케팅인 건지 의심은 가지만, 그래도 티끌 모아 태산은 못 만드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인지 아니면 소비를 정당화하는 핑계로 좋아서인지 평균 월급 수준은 그대로인데 소비에 대한 핑계와 소비 수준만 하염없이 늘어가는 시대다. 그러나 플렉스도 플렉스 나름, 화려한 명품과 오마카세만 플렉스일 필요 있나. 쓴 돈에 비해 만족도 높은 소비가 있으면 그게 플렉스고 소확행이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큰 만족감을 가져다 준 최근의 하찮은 플렉스를 소개한다.   오리온 쵸코파이 프리미엄 (4,320원)  초콜릿 파이류 과자가 먹고 싶어서 마트에 갔는데 예쁜 박스가 눈에 띄길래 보통의 오리온, 롯데 쵸코파이보다 비싸지만 한 번 사치를 부려 보았다. 몽쉘과 쵸코파이의 딱 중간 정도 식감과 맛이어서 몽쉘 특유의 느끼함도 없고 쵸코파이 마쉬멜로우의 과한 찐득함도 없다. 특히 마쉬멜로우가 찐득하지 않고 부드러운 점이 신기하다. 고급형 컨셉으로 출시된 듯한데, 보통 쵸코파이보다 훨씬 비싸지만 똑 같은 칼로리라면 더 맛있는 이 쪽을 먹겠다. 탱글엔젤 2.0 오리지널 소프트터치 핑크 (15,900원 탱글엔젤인지 탱글티저인지 모르겠으나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3만원 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것도 초창기 프리미엄이 없어지고 나니 2만원 아래로 구입 가능해졌다. 빗은 아무거나 싼 거 사서 망가질 때마다 쓰는 소모품 취급을 했던 나지만, 싱가포르 자취 시절부터 계속 쓰던 오래된 빗이 반 이상 이가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새 빗을 샀다. 가뜩이나 긴 머리인데다가 세심하게 머릿결을 관리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서 그나마 적은 돈으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품목인 빗에 과감한(?)투자를 해 보기로 했다. 정가는 올리브영에 23,000원이라 되어 있는데 어차피 요즘은 정가 ...

너새니얼 호손과 가능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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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짐작되다시피 그렇다. 이번에 읽고 싶은 책은 지난 호 뉴스레터에 소개되었던 ‘가능한 불가능’이다. 그렇다면 너새니얼 호손은 또 뭐냐고. 역시 지난 호에 소개했던 책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의 한 챕터 ‘집에서의 호손’을 읽고 소소하게 다짐한 것이 있기에 그 다짐을 지켜보고자 가능한 불가능의 영역에 그것을 욱여넣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는 현재 독박육아 중이다. 사실 ‘독박육아’라는 말을 정말 싫어하는데, 첫째 ‘독박’이라는 단어가 주는 그 불쾌한 어감, 둘째 ‘내가 독박육아를 한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해도)남편의 육아 참여도가 높지 않다는 걸 순순히 인정하자니 스스로가 몹시 초라해지니까. 아무튼 찾아보니 독박육아라는 말 자체에도 여러 논란이 있는 것 같지만, ‘아기와 대부분의 시간을 나 혼자 보낸다’ 정도의 중립적인 뜻으로도 이 말을 대체할 다른 말이 없으니 일단은 내가 독박육아를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기를 낳고 난 후 육아가 마치 여성의 일인양 구구절절 고충을 토로하게 되어 애석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글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기는 잠을 많이 자지만 아기가 자는 시간이 곧 내가 쉴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는 동안에 쉴 새 없이 뒤척이기도 하거니와 울면서 깨는 일도 종종 있어 마음 놓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다. 설령 푹 자는 것 같더라도 이유식 만들기 같은 소소한 일들은 계속해서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물론 정말 그렇게 틈이 없느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지만 타고난 에너지가 적고 체력도 정신력도 약한 나로서는 글을 쓴다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었다. 이 뉴스레터에 쓰는 글 또한 말이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하던가, 따지자면 그런 것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언감생심 완벽주의자라니, 언제 글을 그리 잘 쓴 적이 있었느냐마는 그래도 잘 쓰고 싶은 것이, 읽을 만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재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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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초보, 아직 까지는 재미있습니다     - 프로야구 10개 구단 유투브 구독자인 야구 광팬 동생의 영업으로 매일 야구 중계를 챙겨보는 중이다. 간단하다 점수를 내면 기뻐하고 점수를 먹으면 분노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열리는 일주일 여섯 경기 하이라이트를 모두 챙겨보고, 경기가 끝난 후 몇 시간이 채 되지 않아 유투브에 올라오는 그날의 퇴근길, 덕아웃 비디오, 구단별 콘텐츠를 챙겨보면 금방 잠들 시간이다. 이번 주 동생의 화두는 <타자들아, 떨공을 참아라>. 아직 까지는 재미있다. 아직 까지는. ● 겨우 막차를 탔습니다 -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모네와 피카소,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 작년가을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관을 방문했을 때, 준비 중이었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꼭 다시 오 리라 마음 먹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전시 마지막 날 하루 전에 겨우 다녀왔다. 오전 10시 첫 타임으로 입장하여 신비하리 만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에 대해선 아는 바가 전혀 없었는데 회화 못지 않게 다양하고 특이한 작품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 영화 다시보기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 (디즈니 플러스) :       - 가오갤 3편이 나왔으나 아직 보지 못해서 일단 1,2편을 다시 봤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란 이름이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1편의 빌런인 로난이 제일 처음 언급했었네. 이것마저 유머다 이말이야. 3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라 무척 기대가 된다. 얼른 봐야지. ● 5월의 도서관      - 소비 단식 일기     - 두 번째 지구는 없다.     - 어린이라는 세계

그림 하나 음악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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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화가 레옹 드 스메트(Léon de Smet, 1881년~1966년)의 그림 가운데 일몰(Coucher de soleil)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지난 달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것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계획된 일들이 잘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늘 그러했듯이 복잡하고 풀리지 않은 일들은 해결되든 해결되지 않든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생각에 위안을 얻어봅니다. 그림과 어울리는 연주곡을 나눕니다. 5월 마지막 주 뉴스레터에서는 '은유(메타포)'와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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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한 것 없이 많은 시간이 흘렀다. 4월의 기록이라기엔 읽은 책과 들은 노래 뿐이로구나. 플러스 유투브 정도. 4월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건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이다. 전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도서관에서 애타게 내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 드디어 읽게 되었다. 그리고 기다린 만큼 유의미한 질문을 자꾸 던지게 한 유익한 책이었다. 다만, 정제된 느낌이 적고 사례를 나열하는 형태여서 어떤 답을 원하고 설명해주길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시원스레 추천해주기는 어려울지도. 큰 기대는 없었지만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건 레이철 호킨스의 '기척'이다. 제인 에어를 다시 썼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B.A.패리스나 '나를 찾아줘'류의 몰드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다. 유투브에서 시작해 어느덧 공중파 정규 편성까지 이뤄낸 '지선씨네 마인드' 책도 재밌었다. 요근래 체감상 TV콘텐츠를 책으로 많이 엮어내는 듯 한데, 이미 본 콘텐츠라 재미없을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정리도 되고 영상보다 정돈되어서인지 매우 잘 읽혀서 좋다. '흔한 인터넷발 기사'일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30대 중후반부터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카페같은 곳에서 낯선 음악이 들릴 때면 괜히 지는 기분이 들기에, 의식적으로라도 새로운 음악을 들으려고 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걸그룹 3대장의 신곡을 열심히 들어보았다. 아이브, 엔믹스, 스테이씨. 아이브는 이전의 곡들이 좀 더 취향, 엔믹스는 그나마 대중과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중인가 싶고, 스테이씨는 블랙핑크같기도 레드벨벳같기도 트와이스같기도 한데 정작 현재 그 셋은 그것들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유니크한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권진아와 백예린이 도자캣을 부르고 있다는 문구대로 피프티피프티는 과연 녹을듯한 음색에 폭신폭신 핑크키치한 멜로디라인이 인상적이어서 계속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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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츠 인 마이 백: 4월에 보고, 듣고, 즐기고, 느낀 것들 ‘차린 건 없지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번 뉴스레터에 대한 말이다. 4월에 보고, 듣고, 즐긴 것들을 떠올려 보자니 이렇게나 빈약할 데가. ‘왓츠 인 마이백’ 또는 ‘언박싱’ 영상에서처럼 ‘잇템’을 소개하는 느낌으로 이번 호를 꾸려보겠다는 야심(?)이 있었으나 언제나 그렇듯 보고, 듣고, 즐긴 것들이 빈약한 바, 그냥 아주 조그만 파우치에서 소소한 것들을 꺼내듯 나의 문화생활을 공유하고자 한다. • 음악: TLC <Waterfalls> 시작은 뉴진스였다. 뉴진스가 그려내는 싱그러움, 청춘, 힙합, 풍요로운 90년대의 감성을 접하자니 이거 다 나 같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인 거 알면서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됐다. 그렇게 뉴진스의 음악을 듣자 하니 이내 90년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TLC가 떠올랐다.(90년대 걸그룹 하면 스파이스걸스와 TLC 아니던가!) 이런 생각을 한 게 나뿐만은 아니었던지 검색창에 뉴진스와 TLC로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감상이 더러 보여 반가웠다. TLC의 음악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표곡 waterfalls를 비롯한 몇 곡은 한때 정말 즐겨들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유튜브로 TLC를 찾아보니 불과 1년 전 글래스톤베리 공연 영상이 있는 게 아닌가. 한 세대를 지난, 시대의 아이콘 정도로만 여겼던 그들이 현역으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니 방구석 리스너로서 또 한번 가슴이 뻐렁쳐 올랐다.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영업글로 ‘제발 인생에 몇 초만 투자해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누구 얼굴 보고 가세요’ 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처럼 나 역시 ‘제발 인생에 4분 25초만 투자해서 세상에서 제일 멋진 무대 한번 보고 가시라’고 호들갑을 떨고 싶다. 특히 노래 말미에 리사레프트아이의 랩 부분은 원래도 극락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페스티벌 영상으로 보니 정말 탄성이 나온다. 전세계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듯한 기분도 들 수 있으니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제발 인생에 4분 25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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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중간 뉴스레터에서는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 장르소설 중 공유하고 소개하고 싶은 추리소설을 조금 추려 보았다. 서울시 전자도서관과 구민 도서관 덕분에 가성비 넘치게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다.  이 외에도 몇 권 더 있긴 하지만 굳이 기록을 남길 정도는 아니었던 책들은 제외한다.  <디오니소스 변주곡>, 찬호께이: 국내에 소개된 찬호께이의 첫 단편집이다. <13,67>이나 <망내인>등 탄탄한 설계와 흡입력 있는 속도의 장편소설로 익숙한 찬호께이의 단편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선하고 좋았다. 작가의 초기 발표작이나 과거의 습작도 실려 있고 각 작품에 대한 찬호께이 본인의 코멘트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차다. 각 단편들이 지닌 다양한 색채와 변주의 리듬이 <디오니소스 변주곡>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린다.    <방주> 유키 하루오: 더 이상 써먹을 만한 트릭과 반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분야인 '클로즈드 서클'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이다. 누가 했나, 어떻게 했나에 대한 고전적인 풀이가 끝이었다면 그저 그런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끝났겠으나, 그 이후의 진짜 엔딩이 너무나 기발하고 강렬하다.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에서는는 탐정 역, 왓슨 역, 범인 그리고 트릭이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의 전부였다면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무대 자체를 통해 또 다른 반전 엔딩을 만든다.  <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20세기 일본에서 손꼽히는 추리 작가라는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작가가 옛날 일본 남성 작가여서 그런지 여성 캐릭터나 일부 표현에 있어서 소위 '쉰내난다'는 단점은 있지만 각 단편의 반전이 주는 묘미가 상당하다. 일부 단편은 조금 손봐서 장편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짜임과 반전이 탄탄하고 강렬하다.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중국에서 손꼽히는 추리소설 작가라는 쯔진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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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관람     -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 대한항공의 스윕승 vs 현대캐피탈의 반격     - 5차전 접전끝에 대한항공 우승, MVP는 세터 한선수  ● 더 늦기전에 꽃구경      - 덕수궁, 정동길, 서촌, 정독도서관 탐방      - 어린이 대공원 겹벚꽃 구경  ● 두 발 늦은 영화 관람      - 와칸다 포에버 (디즈니 플러스) : 주인공이 사라진 시리즈를 연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  ● 4월의 도서관      -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 역시 기록이 답이다.      - 요즘 사는 맛 : 그저 먹어치우지 않는 삶에 대하여      - 읽고 있는 책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떨림과 울림, 지구를 구할 여자들 ● 4월의 기대작      - NCT 도재정 미니 1집 [Perfume] : 남성 중창단이 논하는 섹시란?     - 세븐틴 미니 10집 [FML] : Fight for My Life      - 이기광 정규 1집 [PREDATOR] : 잘하는 사람이 열심히까지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