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원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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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살이 되어 정말 세상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40살이 훨씬 가까워지고 만으로 간신히 30대 후반을 유지(?)하는 나이가 되었다. 평균 수명의 거의 절반 가까이 살아낸 셈이다.  ‘내 인생’으로 시작하는 지루한 술주정을 늘어놓으며 그동안 살아온 삶을 반추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40살이 가까워 오는 지금, 내가 가진 확고한 취향이나 관심사의 ‘원형’이 어디서 왔는지 문득 생각해 보았다. 이것이 무임승차 뉴스레터에 맞는 글짓기인지는 모르겠지만  30살에도, 40살에도 그리고 아마도 50살에도 그대로일 내 인생의 요소 중 몇 가지의 원형을 되짚어 보고 싶다. 강아지: 미국 영화 <베토벤>, <머나먼 여정>   나의 강아지,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원형은 아마도 <베토벤>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80-90년대에 비슷비슷하게 양산되었던 헐리우드식 가족 영화 중 하나이지만 그때만 해도 비디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대형견과 미국 중산층 가정에 대한 환상을 키워준 작품이다. 알프스 산맥 등 험한 환경에서 조난객을 구조하는 이미지로 유명한 대형견 세인트 버나드 독을 주인공 ‘베토벤’으로 하여 1탄은 꽤 성공하였으며 속편도 여러 편 나왔었다. 그러나 헐리우드에 수없이 많은 개, 가족 주제의 영화 중 <베토벤>이 유독 성공했다거나 작품성이 높은 편은 아니고 1탄이 제작비 대비 성공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1편만큼은 뜨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사람 간의 호감도 그렇듯이, 꼭 객관적으로 대단한 작품이 아니어도 이상하게 나와 주파수가 맞는 그런 작품이 있다. 또한 나에게 있어서는 옛날에 비디오와 만화책 등을 유료로 대여해 주던 비디오 가게가 있던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새끼 시절, 베토벤은 동네 펫샵에서 팔리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강아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펫샵...

잘 하는 건 아닌데 포기하진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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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시작의 결심, 아직 못한 것들 정리해보고 더 늦기 전에 시도하기. 1_기록하기  2026년은 그 동안 해오던 기록을 더욱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해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11월부터 각종 문구브랜드의 다이어리들을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살펴보며 야금야금 노트들을 준비했다. - 아르디움 빅 플랜 먼슬리 - 하루 한 칸 일상 기록  - 아날로그키퍼 5년 다이어리 - 매일 다른 주제로 5년 기록 - 민음사 인생일력 - 하루 세 개 감사 일기  - 아날로그키퍼 먼슬리 다이어리  - 아날로그키퍼 서브젝트북  아래 두 개의 다이어리는 2월이 한 주 밖에 남지 않은 지금도 용도를 정하지 못했다. 일단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들은 날짜를 빼먹지 않고 쓰려고 노력하였으나, 제대로 가동하고 있는 다이어리는 하루 한 칸 먼슬리 뿐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어가보고자 한다.  온라인에서 알게된 기록멘토라고 할 수 있는 리니님의 기록에 관한 일일 강의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기록함으로써 새롭게 알게되는 나의 모습을 살펴보며 기록에 재미와 관성을 붙여가는 과정에 대해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나니 더욱 기록하기에 대한 열정이 생겨났다.  리니님의 책 [기록이라는 세계] 도 조금씩 이지만 꾸준히 읽고 있다. 기록이 주는 의미와 재미를 깨닫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기록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어 기록 생활에 꾸준함을 더해 주는 좋은 친구 같은 책이다.  2_영화보기  영화를 보는 것도 큰 마음을 먹고 봐야 하는 나에게 2026년은 꽤 기대작이 많은 해이다.  - 왕과 사는 남자  - 휴민트  - 프로젝트 헤일메리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 토이스토리 5 - 호프  - 스파이더맨 : 브랜드 뉴 데이  이미 개봉한 위의 두 영화는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영화관에서 내려가기 전에 꼭 보...

우리가게 정상 영업합니다 ~간장게장마카롱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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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달라지겠다고 다짐하였으나, 달라지지 않은 채로 2026년의 14%를 소진하고 말았다. 늘 이번달은 못했으니 다음달에는 멋지게 기획해서 써봐야지 하는데, 다음달이 이번달이 되면 마찬가지다. 역시나 이번에도 마감에 맞춰 티끌 모아 티끌 전략으로 이것 저것 잡다한 경험들을 사금 채취하듯 모아 모아 보고합니다. 1.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 나에게 책은 그야말로 취미이고 재미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책이 안 읽히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은데 (물론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조급해진달까. 요 몇 달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 것이 열 권이 넘어가던 차, 서점에서 마주칠 때마다 궁금해서 읽어야지 메모해두었던 책을 운좋게 스마트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었다.  솔직히 궁금하긴 했어도 큰 기대는 없었다. 이름을 들어본 사업/서비스/브랜드의 대표 혹은 파운더의 책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즐겨 읽는 편이긴 하지만, 대체로 하는 말이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만 해도 심드렁했는데 본문에 들어선 순간 마음이 설렜다. 그야말로 '투박하게 토해낸 진심'같은 느낌이랄까.  이 책은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님의 창업부터 스타트업 투자를 받아내고 경영자로서 운영하다가 자체적인 마침표를 찍기까지의 회고이자 피드백이다. 완벽한 성공의 시점에서 내려다보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제목처럼 매 순간을 '실패를 통과'하듯 치열하게 고민하고 움직이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와닿았다.  먼저 그 당시의 상황과 심정같은 것들이 번호로 매겨져 나열되다보니 속도감있게 몰입이 가능했다. 이어지는 부분은 당시 그런 선택을 했던 이유, 돌아보니 느낀 후회나 다시 돌아간다면 해볼 만한 대안들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있어서 나까지 한숨 고르는 느낌이 든다. 분명 매끄럽게 정제된 것도 아니고, 텍스트의 정보량이 제법 되는 편인데도, 이상하게 술술 읽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