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4월의 중간 뉴스레터에서는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 장르소설 중 공유하고 소개하고 싶은 추리소설을 조금 추려 보았다. 서울시 전자도서관과 구민 도서관 덕분에 가성비 넘치게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다.  이 외에도 몇 권 더 있긴 하지만 굳이 기록을 남길 정도는 아니었던 책들은 제외한다. 


<디오니소스 변주곡>, 찬호께이: 국내에 소개된 찬호께이의 첫 단편집이다. <13,67>이나 <망내인>등 탄탄한 설계와 흡입력 있는 속도의 장편소설로 익숙한 찬호께이의 단편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선하고 좋았다. 작가의 초기 발표작이나 과거의 습작도 실려 있고 각 작품에 대한 찬호께이 본인의 코멘트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차다. 각 단편들이 지닌 다양한 색채와 변주의 리듬이 <디오니소스 변주곡>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린다. 

 

<방주> 유키 하루오: 더 이상 써먹을 만한 트릭과 반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분야인 '클로즈드 서클'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이다. 누가 했나, 어떻게 했나에 대한 고전적인 풀이가 끝이었다면 그저 그런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끝났겠으나, 그 이후의 진짜 엔딩이 너무나 기발하고 강렬하다.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에서는는 탐정 역, 왓슨 역, 범인 그리고 트릭이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의 전부였다면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무대 자체를 통해 또 다른 반전 엔딩을 만든다. 


<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20세기 일본에서 손꼽히는 추리 작가라는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작가가 옛날 일본 남성 작가여서 그런지 여성 캐릭터나 일부 표현에 있어서 소위 '쉰내난다'는 단점은 있지만 각 단편의 반전이 주는 묘미가 상당하다. 일부 단편은 조금 손봐서 장편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짜임과 반전이 탄탄하고 강렬하다.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중국에서 손꼽히는 추리소설 작가라는 쯔진천의 정치 스릴러 소설이다. 다소 유머러스한 어조로 부패한 정치인과 기업인의 결탁 그리고 그들의 부패를 추적하는 경찰, 그 과정에서 얽히고 섥히는 각종 인간 군상들을 그린다. 등장인물이 꽤나 많은데다가 사람, 지역, 경찰 조직 등의 낯선 중국식 고유명사가 범람함에도도 불구하고, 워낙 전개가 흡입력이 있어서 헷갈리지 않고 쭉쭉 읽힐 정도로 재미있다. 다만 일부 등장인물들은 개연성 없이 다소 억지로 사건에 개입시키거나 우연에 기대는 전개도 있긴 하지만, 작품 자체가 엄격 진지 근엄하다기보다는 해학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에 몰입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나 남이 연애하는 거 좋아하네

소녀의 로망

곁다리 라이프의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