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

 

업무일지와 일기장에 매일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가 채워지고 있다. 마음이 수런거리는 6월.


책도 잘 읽히지 않아 가벼운 실용서들만 읽고 있다. PPT 제작이나 포토샵 스킬, 유투브 편집 등에 대한 책들을 보았다. 아, 혹시 마포농수산쎈타님을 아시는지? 자취중이긴 하나 요리는 일절 하지 않음에도 종종 요리책을 찾아 읽는데, 마침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가 도서관에 있길래 호다닥 대출해왔다. 요리하지 않는 사람이 읽는 요리책이란, 조리의 과정을 상상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상하게 위장대신 마음이 든든해진달까. 유투브로 먹방 보는 기분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쎈타님의 푸근하면서 맛깔나는 말투 때문인지, 잠들기 전에 한 두 장씩 넘기며 왠지 나도 도전해봐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들었다. 일단 순두부를 쟁여놔야지. 마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재테크 책도 몇 권 읽었는데 영 재미가 없었다.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는 그냥 유투브를 보면 될 것 같다. 부디 앞으로 날이 더 뜨거워져도 책 읽을 기운은 남아있길 바란다. 읽어야 할 책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팟캐스트로 '김혜리의 필름클럽'을 듣다가 이준혁 배우에게 반한 기념으로, 범죄도시3를 보고 왔다.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본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보는 내내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투브 채널에 올라온 '범죄도시 흥행에도 한국영화 위기론이 필요한 이유'라는 영상이 떠올랐다. 물론 당장 내 코가 석자긴 하나 한국영화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그럼에도, 6월 문화의날엔 스파이더맨:어크로스더유니버스를 보러 갈 예정이다.


필름클럽 얘기를 꺼낸 김에, 원래 듣던 팟캐스트들 외에 추가로 듣게 된 것들이 있다. 디바제시카의 토요미스테리. 최고의 딕션 덕에 2배속으로 들어도 볼륨을 작게 해서 들어도 또렷하게 들린다. 특히 1시간, 2시간 짜리 콘텐츠는 약 80km를 오갈 때 매우 듣기 좋다. 


딱히 갈 생각이 없었는데 깜짝 특가가 떠서 예매한 더현대서울의 라울 뒤피 전시회까지 보고 오면 상반기 보고 왔던 전시들을 간략하게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 말일의 나에게 약속.


자취를 시작하며 삼성스마트모니터를 TV겸용으로 샀었는데, 삼성TV플러스라는 매우 훌륭한 콘텐츠플랫폼이 있더라. 한동안은 '그것이 알고싶다'만 주야장천 보았는데, 채널을 돌리다보니 유퀴즈나 다른 예능도 많더라. 최근에 빠진 건 '고독한 미식가'. '심야식당'도 비슷한 결로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다보니 심야에 어울릴 법한 노란장판 감성이 묻어나서 '고독한 미식가'로 정착했다. 좋은 밥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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