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이 된 집중력을 끌어올려 준 몇가지

●니네가 멀티버스를 알아? -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7월을 시작하자마자 보러 간 영화. 야무지게 1편도 복습하고 스포 당하지 않기 위해 많은 리뷰 영상들과 글들을 멀리하며 기다렸다. 애초에 마블이 코믹스에서 시작된 것을 생각해보면 이 애니메이션 영화야 말로 마블이 원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사 영화에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멀티버스의 세계와 등장인물들과 드립 들은 계속해서 심장을 강하게 두드린다. 1편보다 몸도 마음도 부쩍 성장한 주인공 마일즈의 성장통을 해소해 줄 또 하나의 세계가 열린 느낌이었다. 기존 스파이더맨 스쿼드에 새롭게 함께하게 된 신규 멤버들과의 케미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행히 결말 부분은 살짝 스포를 당하고 간 터라 크게 놀라진 않았지만 다음 편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은 커져만 간다. 

●집 안의 소화기는 반드시 눈에 잘 띄는 곳에 보관하자 - 미드 9-1-1, 9-1-1론스타 


  대학생이었던 나에게 미드의 존재를 알려준 닥터 하우스와 그레이 아나토미가 생각난다. 하우스는 벌써 10년 전에 전체 시즌을 종료했고 그레이 아나토미는 무려 19시즌을 진행중이지만 역시 10년 전쯤 14시즌을 마지막으로 보는 것을 포기했다. 그 이후엔 마음을 붙일 만한 미드를 찾지 못해 이것저것 다른 덕질로 옮겨 다녔다. 그러던 중 7월의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표현이 너무 진부해서 민망하기 그지 없지만) 미드를 알게 되었다. FOX채널에서 제작하여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미드 9-1-1과 스핀오프 9-1-1 론스타 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범죄신고와 재난신고가 따로 나눠져 있지 않고 모두 911로 번호가 통일되어 있는데 바로 소방서를 중심으로 때로는 경찰과 협조하여 매회 벌어지는 미친 사건들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9-1-1 본편은 LA 118소방서를 중심으로, 9-1-1 론스타는 텍사스 오스틴 126소방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피 마다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해결하고, 때로는 실패에서 답을 찾는다. 더불어 주인공들의 각각의 사연과 서사도 놀라울 정도로 개성있고 탄탄해서 보는 맛이 있다. 덧붙이자면 소방관이라는 직업 특성 상 주인공들의 탄탄한 실생활 근육도 이 드라마를 보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다. 보일러실 한쪽에 뒀던 가정용 분말 소화기를 오랜만에 흔들어 눈에 잘 보이는 현관에 갖다 놓게 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악귀택시타고 시그널을 찾아 떠나는 모험 - SBS드라마 악귀


  어쩌다 보게 됐는데 다음 편이 궁금해서 일단은 계속 보고있는 SBS 금,토 드라마이다. 김은희 작가의 작품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지리산 예외) 첫 화에서 오정세가 의외로 진지한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꼈다.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악귀에 씐 김태리와 그 악귀를 쫓고 있는 오정세,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김원해와 홍경이 주인공이다. 매회 한국 토속 귀신들과 관련된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을 중심으로 주인공이 한 자리에 모여 사건을 해결하는 모양이 최근 인기 드라마였던 모범택시를 생각나게 하기도 해서 소제목에 넣어 보았다. 평소 공포물은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귀신의 모습이 끔찍하긴 하지만 흐름 자체는 수사물의 느낌이 나서 그나마 소화하고 있다. 12부작 중 중반을 넘어서 이제 악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들이 등장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가 되고 어떤 결말을 맞을 지 궁금해 진다. 

●7월의 기대작

  2023년이 오기 전부터 기대했던 샤이니와 엑소의 컴백 앨범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 타이틀 곡이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서, 물론 오빠들의 노력과 합과 라이브와 무대 매너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지만 요즘 한 노래를 가만히 앉아 듣는 게 어려워 졌다. 각종 음악 방송 직캠이 모두 유튜브에 올라와 기대를 가지고 재생하지만 2분 15초쯤 듣고 보다 보면 별로인 건 아닌데 그렇다고 남은 2분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이 컴백 들을 놓칠 수는 없으므로 아직 기대작 으로 남겨둔다. NCT DREAM도 마찬가지. 컴백을 앞두고 매일매일 터지는 티저 떡밥 들이 그렇게 썩 마음에 와 닿지 않아 밍밍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놓치기는 싫어서 꼬박꼬박 확인은 하는 그런 상태에 놓여있다. 그 와중에 귀를 사로잡은 기상송은 뉴진스의 선공개곡 Super Shy. 들리는 가사 라고는 슈퍼 샤이~ 슈퍼 샤이~ 밖에 없는데 대규모 댄서들과 함께 보여주는 건강체조 같은 슴슴한 왁킹의 향연이 의외로 새롭고 입맛에 맞았다. 정식 컴백곡도 기대가 된다. 사실 뉴진스 자체에 그렇게 관심이 큰 건 아닌데 그동안 냈던 노래들은 계속 흥얼거리고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 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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