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진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1990, 캔버스에 아크릴, 150x150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80~90년대 한국, 프랑스를 오가는 비행기를 타면서 목격한 극지의 풍경을 모티브로 등장한 ‘극지 시리즈’의 작품들 가운데 하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이야기: 며칠 전부터 나의 프로필을 맡고 있는 사진의 이야기이다. 한동안 아들의 사진으로 꾸몄다가 숨김처리를 하고 그림으로 바꿨다. 이 그림은 '이성자'라는 이름의 여성 화가의 그림이다. 이성자는 몇 해 전 우연히 알게 된 화가였다. 책으로 먼저 보았고, 이런 인물이 있구나하고 알게 된 그런 화가였다. 그녀를 잠시 소개하자면

"‘한국 추상미술의 여걸이성자 화백(1918~2009·사진) 1935 일본 도쿄에서 유학한 의사와 결혼해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로 고통받던 그는 결국 이혼을 택하고 1951 서른셋의 나이에 아이를 뒤로한 아무 연고도 없는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 고향 진주의 산과 들, 세 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그의 작품에서 색채와 형태로 배어나온다. 고국에 두고 온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듯 고국의 하늘과 대지, 생명의 근원, 음과 양의 세계를 화폭에 촘촘히 새겼다." - 출처: 한경문화, 2018.04.15


나는 그녀의 그림을 모든 시기별로 사랑한다. 특별히 후기, 그녀의 마지막 작품들로 향하는 과정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홀연 단신 프랑스로 떠나 외로운 타국 살이에 두고 온 아이들에 그렇게 작품에 매진하며 살다 자신의 화가로서 정체성을 확인하고 장성한 아이들과 교류하며 황홀한 색감과 하늘과 땅, 우주를 넘나드는 그녀의 그림에서 초월적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그가 좋은 그림으로 후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듯이, 나는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 무엇을 남기게 될까, 무엇을 버려야 할까 그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2023년 여름 장마를 지켜보는 나의 마음은 지구 반대편으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가보면 조금 달라질까. 조금 다르게 세상이 보일까.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나 남이 연애하는 거 좋아하네

소녀의 로망

곁다리 라이프의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