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_Start!
1년 3개월 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갔다. 몇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내가 원하던 직장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회사를 만나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주 동안의 인수인계와 적응 기간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업무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바쁘고 정신 없었던 적응 기간의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 것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황홀했던 시간여행 -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녈 갤러리 명화전
상반기부터 시작된 인기 전시회들이 하반기까지 문화적 인간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를 관람하게 되었다. 작년 가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역시 이촌역에서 내려 박물관까지 걸어가는 길부터 시간 여행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동생과 함께 긴 통로를 따라 걸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면 자매가 이런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감사함도 커져만 간다. 포스터 메인 으로 선택된 카라바조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는 벽면을 지나 전시장으로 입장하는데 주말 오전 첫 타임으로 예약했음에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르네상스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은 인간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에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자세해지고 과감해지는 표현들은 인간의 감정을 충분히 드러내기에 부족함 없는 그림들을 탄생 시켰다. 그림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오만함을 풍기기도 하고 아주 자연스러운 외로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모습은 곧 내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감정들이었기에 관람을 하면 할 수록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전시장 내부 동선도 마치 미로 속에서 붉은 실을 붙잡고 나아가는 것처럼 무언가에게 이끌리는 듯하게 구성되어 매력을 더했다.
●가벼운 간식과 같은 즐거움 - [Red,White&Royal Blue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케이시 매퀴스턴 원작의 소설을 영화화 하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되었다. 영국의 왕자와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소개 한 줄 만으로도 소위 동인녀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드라마 인 줄 알았는데 2시간도 안되는 영화라는 소식에 약간 아쉽긴 했지만 어쨌든 이 영화를 보려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7일 무료 이용권에 가입을 했다. 백인 여성 대통령과 멕시코 이민자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텍사스 오스틴 출신의 알렉스라는 설정만 봐도 얼마나 이상적인 '균형'을 추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영국 서열 3위의 헨리 왕자는 대외적으로 고상하고 잘난 체 하는 인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신이 게이임이 드러날 까봐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다. 인물 설명부터 자꾸 "설정"을 언급하는 이유는 아직 원작은 읽어보지 않았으나 영화만 봤을 때는 제대로 된 하나의 이야기 라기 보다는 작가의 "설정집"을 영화화 한 것 같은 가볍고 팬시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캐스팅 부터 너무나 미국적 이고, 영국 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다행히 두 배우 모두 연기가 나쁘지 않아 어설픈 스토리에도 얼굴이 개연성이라는 납득을 할 수 있었다. 심각한 퀴어 영화와 단순한 오락의 BL영화 그 사이 어디 쯤 가볍고 즐겁게 두 시간 정도를 보낼 수 있는 영화였다. 무료 이용권으로 보기에 나쁘지 않아 추천한다.
보러가기 : https://www.primevideo.com/detail/0T2C6K3LWTISKSLRSHVQ4UOBA4/ref=atv_dp_share_cu_r
●여름을 시원하게 해 줄 노래 모음
🎶뉴진스 - 후렴만 들리면 장땡
두번째 미니앨범 Get Up : 이번에도 3곡이 공동 타이틀이다. 그런데 세 곡 모두 후렴밖에 안들린다. 이게 나이먹음의 증거 같기도 해서 약간 불편하지만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두고 들을만 하다. Super Shy, ETA, Cool With You 이전 Hype Boy, Attention, Cookie, 시리즈 처럼 각기 다른 매력으로 하지만 모두 기본 이상은 해서 귀를 즐겁게 하는 노래이다.
🎶ITZY - 이상하게 귀에 감기는 타이틀 곡
데뷔 초와는 다르게 어느 순간부터 타이틀 곡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가수 중 하나가 되어버린 있지.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CAKE도 시작부터 불호평이 많아 걱정되는 마음으로 뮤직비디오, 음악방송, 안무연습영상을 봤는데 생각보다 내 취향이어서 다행이었다. CAKE를 먹듯이 고민과 걱정을 먹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격려와 응원이 가득한 곡이었고 그에 맞춰 익살스러운 안무와 안정된 라이브가 매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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