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는 이 키워드로 통한다, 삶의 질 상승을 위한 몇몇 검색어 추천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정보 과잉의 시대,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 오히려 피로하다. 나의 자원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또 내가 원하는 정보는 정해져 있는데 정보 과잉의 세상에서 어떻게 가장 나의 니즈와 가까운 정보를 잘, 그리고 빨리 찾는지 여부도 요즘은 삶의 질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어떤 키워드로 찾느냐에 따라 정보 검색으로 돌아오는 결과 값도 다르다. 가벼운 취미활동에서조차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추리, 스릴러, 장르소설 쪽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때그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작가 한 명 한 명을 검색하면서 신작을 찾아보지는 않는다. 매번 작가 이름으로 검색하기에는 효율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 인터넷 서점의 장르별 인기순위를 주로 참고하긴 하지만 이런 순위는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는 옛날 작품들 즉 이미 다 읽은 책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 또한 대중성이 높은 책들이 아니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오랜 추리소설 덕후 생활을 통해, 나의 니즈에 가장 부합하는 정보를 빨리 찾아내는 키워드를 조금 공유해 보고자 한다. 내가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데 뭐부터 검색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인스타 해쉬태그마냥 후다닥 찾아보기 좋은 검색어들이다.
#블루홀식스
최근 N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일본 쪽 추리소설을 출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 등 이미 국내시장에서도 메인스트림인 작가보다는 나카야마 시치리, 오승호(고 가쓰히로) 등
일본 현지에서는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여태까지 적극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들 혹은 일본의 각종 책 시상식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부지런하게 내고
있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미키 아키코의 <기만의
살의>나 아키요시 리카코, 유키 하루오, 샤센도 유키 등등. 그만큼 나에게는 매우 고마운 출판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솔직히 다 필요 없고, 주기적으로 블루홀식스만
검색해도 다음에 읽어볼 추리소설이 무엇무엇이 있는지 라인업을 세울 수 있을 정도.
#엘릭시르
이쪽도
추리, 장르소설 쪽이 고플 때 검색해 보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는
정해연, 서미애 등 최근 잘 나가는 장르소설 작가들의 책을 많이 출판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너무나 잘 나가는 미스터리의 제왕 요네자와 호노부에다가 특수 설정 미스터리 붐을 일으킨 주인공인 이마무라
마사히로를 거의 전속에 가깝게 맡고 있는 듯하다. 한일뿐 아니라 서구권의 고전 혹은 현대 추리/스릴러 소설도 내며, 읽어본 적은 없지만 ‘미스터리아’라는 미스터리 전문 잡지 전자책도 꾸준히 발행하는 등, 추리/스릴러/장르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또 다른 출판사 중 하나.
#북다
주로
장르소설이 많지만 이효석문학상 등 순수소설이나 교보문고 공모전 수상작품집 등등 문학 쪽에서 커버 범위가 넓다. 사실
국내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장 최신작인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가
여기에서 나왔길래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교보문고에서 작년에 새로 론칭한 브랜드라고 한다. (그러니까
교모문고 공모전 작품집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작년에 출범했기에 아직까지 출판작이 많지는 않지만 벌써부터
히가시노 게이고나 정해연 등 유명작가들의 책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대기업다운 활약이 기대된다.
#안전가옥
한국
젊은 작가들의 추리/미스터리/호러/SF 장편이나 단편집을 비롯하여,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여러 명의
작가들이 투고하는 엔솔로지 등 다양한 시도가 굉장히 눈에 띄는 레이블이다. 대부분 젊은 작가들의 창의적인
장르소설 위주로 시리즈물이나 엔솔로지를 공격적으로 출판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불황이라는 말도 지겨울 정도로 돈이 안 되는 것 같은 한국의 책 시장에서
어떻게 이렇게 단시간 내에 공격적으로, 다양한 테마를 기획할 수 있는지 좀 신기하긴 하다. 특히 한국적인 색채를 듬뿍 띈 도시전설이나 전래동화 등에 베이스를 둔 엔솔로지나 장편이 많으며 그야말로 K-장르소설에 특화되었다는 느낌. 다만 내 개인적인 취향은 원래 SF나 호러 쪽은 전혀 아니기도 하고, 꼰대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가끔 작가들이 뭉친 앤솔로지나 단편집은 소재나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완성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들보다는 웹소설 정도 수준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간간히 있다.
물론 참신함이 가장 큰 결정구인 장르소설의 특성 상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러나 한국의 젊은
작가들 중에서도 여성주의의 시각을 숨기지 않는 여성 작가들의 책을 많이 내고 있다는 점은 너무나 고무적인 부분.
#이연승
가족
중에서도 번역가가 있고 나도 외국어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보다는 관심이 좀 많은 편이어서 그런지 어떤 책을 읽어도 옮긴이의 말, 역자 프로필 같은 부분을 꼭 챙겨 보는 편이다. 외국인 작가의 입을
대신하여 현지 언어로 책을 소개하는 직업이니만큼 책의 내용이나 이를 둘러싼 배경지식 등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 테니까. 또한 특정 작가라거나 특정 장르의 외국어 서적을 오랫동안 번역하게 되면 거의 그 분야의 전문가 수준으로 역자
후기를 쓰는 번역가들도 있기에 놓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읽어본 일본 추리소설
쪽에서 이 분의 이름이 너무 자주 보여서 일본의 어쩌구 신문 장학생으로 유학했다는 프로필을 외웠음은 물론이고 가끔은 아예 이 분의 이름을 검색해서
훑어볼 때도 있다. 우타노 쇼고, 아키요시 리카코, 나카야마 시치리, 오승호(고
가쓰히로) 등을 번역하였다.
#김은모
이연승과
투톱으로 자주 접한 번역가이다. 블루홀식스 외에도 일본 소설 위주로 활발하게 번역하고 있다. 이 분도 우타노 쇼고, 유키 하루오, 아야츠지 유키토, 고바야시 야스미 등 수많은 작품을 번역하였고, 역자 소개에는 ‘일본어를 공부하던 중 일본 미스터리의 깊은 바다에
빠져 전문 번역가의 길에 들어섰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꼭 들어간다. 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성공한 덕후 같은
번역가이기에 많이 부럽기도 하다.
#문지원
역자
프로필마다 ‘보라색 캐리어를 끄는 번역가’ 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삽입되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읽고 있는 후루타 덴의 <아침과 저녁의 범죄(블루홀식스)> 역시 문지원 번역가가 번역했다. 책 표지의 역자 프로필을
복붙하지 않고 ‘이번에 드릴 선물은 XXX입니다’라는 식으로 존댓말로 독자에게 코멘트를 남기는 특징이 있어 더욱 인상적이고 귀엽다.
이
외에도 와카타케 나나미와 시라이 도모유키의 작품을 거의 독점 공급하는 것 같은 내친구의서재, 장르소설뿐
아니라 국내외 메이저 소설에 특화된 현대문학 출판사도 검색 키워드로 좋다. 나오키상, 본격 미스터리 대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등 시상식 이름으로
검색해보는 방법도 있지만 일본 현지에서 수상했다 한들 국내에 출판이 되었는지 여부는 일일이 작품별로 다시 찾아보아야 하기에 자주 하지는 않는다. SNS와 해시태그의 시대, 조금이라도 정보의 지름길을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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