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와 2025년을 향한 다짐
2024년 상반기: 연구와 일, 그리고 짧은 여행
2024년 상반기는 여러 연구 사업에 지원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그 와중에 가족들과 함께 잠시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 큰 변화라면 학술지 편집간사 일을 새로 맡게 되었다는 점이다. 낯선 업무라 긴장도 되고, 처리해야 할 새로운 일들이 많아 어리둥절했지만, 그 과정에서 배움이 컸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간간이 아르바이트도 했다.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시계는 학교 일정표에 맞춰 흘러가고 있다. 4월에는 부산에 있는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문화사회학회 발표에 참석했고, 6월에는 한국사회학대회로 포스텍이 있는 포항을 방문했다. 가능하면 가족들과 함께 이동하려고 노력했는데, 특히 포항에 갈 때는 아이와 함께 바닷가도 구경하며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했다. 그렇게 상반기가 어느덧 지나가고 나면 찾아오는 게 바로 여름방학이다. 여름방학 동안에는 학내 자치 활동으로 운영되는 문화사회학회 세미나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금세 방학이 끝났다.
2024년 하반기: 데이터 사이언스 툴과 결혼·비혼 연구
상반기를 그렇게 바쁘게 보내고 나니,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무려 세 과목이나 청강했는데, 모두 방법론과 관련된 수업이었다. 패널데이터를 활용한 인과모형 심화, R을 활용한 네트워크 분석, 그리고 코랩을 활용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 수업까지. 쉽지 않은 과목들이었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하반기는 각종 데이터 사이언스 도구들을 익히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은 셈이다.
재미있게도 하반기에는 결혼에 대한 연구를 할 기회가 많았다. 비혼, 독신 등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를 살펴보며, 기혼자인 내가 결혼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물론 하반기에도 각종 학술대회가 이어지다 보니, 그 연례행사들을 치르고 나면 어느덧 겨울방학이 다가온다.
한편 지난여름 우연히 시작된 프로젝트는 ‘성차별과 미세공격(microaggression)’에 관한 것이었다. 이 또한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연구 방법론을 시도해보게 한 값진 경험이었다. 현재도 진행 중인 연구라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꽤나 흥미롭다.
2025년 상반기: 영어와 새로운 도전
연구와 수업, 그리고 편집간사 일에 치이면서도 내년(2025년) 상반기를 바라보고 있다. 가장 큰 숙제는 여전히 영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 궁리를 해보는 중이다.
2025년에는 사람들 앞에서 스크립트 없이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을 신나게 즐기는 기회를 많이 가져보고 싶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또 언제 해보겠나 싶다. 그래서 영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시작 전에는 “과연 될까?” 싶지만,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막막함이 조금씩 사그라들 거라 믿는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 실력이 쌓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상 속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성파 스님 미술전
학교 일정이 빼곡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은 성파 스님의 미술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울리는 전시였다. 스님으로서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 깊이는 단순히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한 수행자의 과정이었다. 그 경지는 어지간한 아티스트가 흉내 내기 어려운 경지라고 느꼈다. 올해 내게 가장 강렬한 영감을 주었던 순간으로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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