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되어버린 전설의 2025년


약 10년 전 쯤부터 돌아다니던 짤이 있다. 소위 직장인들이여 2025년까지만 버티자! 라는 짤로 2025년 추석은 황금연휴가 온다는 짤이다. 에이 2025년 얘기를 벌써 하고 있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2025년이 시작되고 만 것이다. 2024년이 재정, 체력, 건강, 업무적 능력을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회복한 한 해였다면, 진짜 정말 진심 올해는 다르다는 마음으로 2025년은 YUJI에서 그치지 않고, 플러스를 향해 걸어나가는 (달려나가는 것 까지는 조금 힘들 것 같아 우선 걸어보기로 한다)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삶 각 분야의 계획을 나누어 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을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경험한 2024년 이었다. 단적인 예로 홈택스에서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조회해 보니, 의료비로 500만원 이상을 사용하였는데, 눈으로 직접적인 금액을 보고 나니 심각성이 더 가깝게 와 닿았다. 상반기 시즌이 끝나고 6월 발목 부상부터 시작되었던 병원 투어는 그 이후 모든 연차를 병원에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심지어 출퇴근 전후로도 병원에 가느라 여러가지로 지치게 만들었다. 이제 다치고 아픈 곳은 어느 정도 회복했으니 기초 체력부터 다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살고 있는 오피스텔 지하의 헬스장은 입주민 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운동을 할 수 있는데 벌써 이 곳에 산지 9년째 되었지만 헬스장을 등록한 것은 서너번 이고, 심지어 등록해 놓고도 출석한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사실 1월은 야근이 많다는 핑계로 헬스장을 등록하지 않고 한 달이나 지나갔다. 2월 부터는 더 이상 꼼수 부릴 수 없다. 2월 1일에 헬스장을 등록하고, 단 30분이라도 매일매일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새로운 운동도 배워보고 싶다. 바로 필라테스와 수영이다. 첫 번째는 혼자하는 운동보다는 동료와 함께하는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 근처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게 되었고, 두 번째는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마음까지 다스릴 수 있는 운동을 찾다 보니 필라테스와 수영을 시작해 보고 싶어 졌다. 



업무적 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 다! 1년 반을 쉬고 새로 시작한 2023년 하반기는 얼레 벌레 지나갔고, 첫 시즌인 2024년 상반기는 수많은 실수와 민폐로 지나갔다. 그것들을 봉합하고 수정하느라 하반기를 보냈고 이제는 모든 것이 정리되고 2025년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계속해서 부족함은 느끼고 있었지만 대충 대충 그때 그때 수습하며 지내왔는데 이제는 진짜로 내실을 키워야 할 때임을 알고 있다. 학점은행이나 방통대를 이용하여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더 빨리 시도해 볼 수있는 자격증을 준비하고자 한다. 업무에 실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산세무 1급과 무역영어를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공부해 볼 생각이고, 친구들과 관련 범위를 넓혀 자격증을 함께 준비해 볼 예정이다. 


기본 소양을 쌓는데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정말 창피해서 언급하기 싫었지만, 2024년 도서관 대출 목록을 결산해보니 2024년에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책이 한 권이었다. 다른 책들은 도서관에서 대출하기만 하고 읽지 않았고 읽어도 부분 부분 대충 잃어 내용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2025년에는 최소 한 달에 한 권은 읽자는 마음으로 벌써 세 권을 빌렸지만 사실 이 책도 하나도 읽지 않아서 또 마음이 조급해 진다. 다음 반납일 전 까지 한 권이라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에 단 10분씩 이라도 독서하기 계획을 세워 보았다. 퇴근하고 저녁을 먹은 후 유투브를 보거나 핸드폰으로 의미 없는 SNS탐방을 하면 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 잘 시간이 되고는 한다. 핸드폰과 컴퓨터를 손에서 내려 놓고 책과 조금 더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벌써 만난 지 20년 가까이 된 친구가 있는데 서로 살고 있는 도시가 다르고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느라 대학교 이후로 당일치기로라도 함께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올해는 여행적금을 시작했다. 꼭 돈이 없어서 라기 보다는 함께 돈을 모으면서 여행에 대해 생각하고 실제로 떠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적금 금액을 늘려 자산을 늘려감과 동시에 ISA, ETF, 개인연금 등 여러가지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시선을 넓혀 우선 가입할 수 있는 것은 가입해 놓았다. 조금 더 공부하고 실제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볼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두고자 했다. 


몸도 마음도 건강했던 기간에 내 삶에 꼭 빠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대학교 때는 동아리와 학회 활동으로 노래와 춤을 가까이 할 수 있었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여유가 있을 때마다 기타를 배우며 음악적 목마름을 충족 시켰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코로나, 내부적으로는 몸과 마음에 모두 여유가 없어 음악을 진심으로 즐길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우연히 다시 듣게 된 노래 중 윤종신의 오르막길 이라는 노래가 내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다. 상반기 시즌이 끝나면 하반기부터는 오르막길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 부를 수 있도록 연습해서 연말에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내가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얻었던 감동과 힘을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다.


알아보니 2025년이 삼재가 시작되는 해라고 한다. 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년 간의 재난 시기 이지만,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될 수도, 나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회로 삼는다면 무사히 잘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한 해로 만들어 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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