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조금이라도 보법이 달라지길
새해 다짐, 목표 등을 영어로는New Year’s Resolution이라고 한다. 해결책 등의 뜻이 있는 resolution 단어가 새해 목표로 쓰이는 것을 보면 마치 새해 기념으로 목표만 만들어 두어도 많은 것이 해결될 듯한 착각이 든다. 그러나 거창한 목표가 아무리 많아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결국은 매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공약 남발과 장밋빛 구호만큼이나 허무하기 마련. 정치인과 유권자처럼 서로 속고 속인다는 것을 아는 그런 거짓말 말고, 진짜로 내 인생에서 조금이나마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그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가능하다기보다는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그런 2025년의 New Year’s Resolution을 몇 가지 끄적끄적해 보았다.
-
출근 전날, 즉 평일이나 일요일에는 절대 과음하지 않고 되도록 음주 자체를 하지 않기. 술을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정치인들의 공약 남발 마냥 지키지도 않을 거면서 거창하게 선언하느니 최소한의 실현 가능한 목표로 설정하겠다. 주말이라도 적당히 마시고 과음은 하면 안 되겠지만, 출근 전날 과음하면 다음 날 기상도 힘들고 숙취 때문에 너무 힘든 기억이 많았기에 적어도 평일이나 일요일 밤에는 술 때문에 다음날을 망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작년 말 건강검진 때 위험 수준이 나온 복부비만과 면역력 문제도 그렇고… 건강적인 측면 아니더라도 솔직히 내가 먹는 양 자체가 절대적으로 엄청난 수준은 아닌데 뱃살이 심각한 것도 90%는 술 때문이다. 어느 정도냐면 라지사이즈에다가 고무줄 허리인 넉넉한 와이드 슬랙스를 입어도 뱃살 때문에 슬랙스가 자꾸 흘러 내려간다…
-
첫 번째와 똑 같은 사유로, 헤비한 배달 음식이나 외식은 주 1회 이상은 자제하기. 특히 배달은 샐러드나 포케 같은 메뉴 외의 외식 메뉴는 주 1회가 아니라 2주에 1회 미만으로 끊어야 한다. 다행히도 1월은 건강검진의 충격으로 평소에 나름 적게 먹고 술도 줄이면서 성공적인 듯 했으나 기나긴 구정 연휴 때문에 개같이(!)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구정도 새해이니, 새해 다짐은 새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실천하면 된다고 자기합리화를 해 본다.
-
쉬운 자격증이라도 적어도 응시라도 한 번 해보고 찍먹 시작해보기. 솔직히 실제적으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국가공인자격증을 올해 안에 도전해서 성취할 자신은 전혀 없고(아마도 운전면허 정도만 노력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직무 연관이나 혹은 직무와 상관없이 부업 혹은 먼 훗날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 기술 찍먹을 시작하고 싶다….라고 쓰고 보니 이거야말로 실천이 뒤따르기 어려운 허세나 다름없다. 그래서 내가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둘째치고 그나마 내가 관심과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 이런저런 자격증을 찾아 보았는데, 우선은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를 필기부터 공부해보고 싶다. 실기는 학원도 다녀야 하고 비싸서 생각을 좀 해 봐야 할 듯. 이유는 직무 전환이나 창업이 아니고 간혹 유튜브 등에 유기견, 방치견 구조 후 미용 봉사를 하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 간간히 가는 유기견 보호소 봉사에 조금이라도 더 실용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실기를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강아지에 대해 이론이라도 조금 공부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랄까. 그리고 직무와 관련해서는 재경관리사를 꼭 찍먹이라도 해야 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재경관리사 문제집이라도
-
12월 말에 1년에 36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혹해 동네 헬스장의 1년치 이용권을 일시불 결제하고 말았다. 결제 후 정확히 3번만 다녀온 것은 함정이지만… 주말을 빼면 1월은 평일에 일 때문에 너무 바쁘기도 했고, 이번 주는 구정 연휴가 길었다는 핑계 아래 조용히 넘어가자. 아무튼 1년치를 질러버렸으니 주 1-2회 30분씩이라도 헬스장 출석체크를 해야겠다. 싱가포르 살 때는 어떻게 거의 매일 길바닥에서 조깅을 했을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지경.
-
점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진지하게 긴 글을 쓰는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다. 꼭 진지한 글 아니더라도, 최소한 간단한 맛집 후기라도 블로그에 주 2회는 꼭 남기도록 하겠다. 하다 못해 몇 줄짜리 일기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은 날아가고 내가 보내온 시간은 사라진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혹은 미래를 위해서 해 봐야 하는 것들은 널리고 널렸다. 예를 들어 영어를 많이 잊어버렸으니 회화 과외 받기, 제2외국어 배우기, 각 잡고 제대로 살빼기, 초딩들도 코딩과 틱톡 영상 제작을 배우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도록 영상편집 배워보기, 수없이 많이 읽기만 하고 감상을 남기지 않은 장르소설들에 대해서 블로그에 리뷰 남기기 등등… ‘생각만’ 하고 있는 것들은 너무 많지만 역시나 서두에 말한 정치인 공약과 다를 바 없기에 목표로는 차마 내세우지 못하겠다. 대신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resolution들만 써 보았는데, 하고 보니 갓생러들은 원래부터 저렇게 살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의지도 성실성도 없는 not갓생러이기에 고작 저 정도 목표도 거창하게 새해랍시고 다짐을 해야 간신히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내용을 크게 고민할 것 없이 줄줄 내 생각만 늘어놓으면 되는 이번 호 마감도 결국 기한 내에 못 하고 2월 2일인 오늘에야 완성한 점, 그리고 어젠 약속이 있어서 안 됐지만 오늘은 잠깐이라도 헬스를 다녀올 수 있었는데 (심하지 않은) 감기 때문에 감기약을 먹고 하루종일 자다가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미 2025년의 시작도 '망삘'이 나지만, 그래도 앞으로 11달이나 남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