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삶 속에 쉼표를...!

오늘도 정신없이 지나갔네 라는 말을 달고 사는 요즘, 

나의 삶에 잠시나마 폭닥한 쉼을 가져다 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


인상주의라는 큰 흐름 속에 작품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고유의 색채와 이야기의 매력을 느끼기도 전에 티켓팅 부스와 전시관 입장 안내, 관람 동선, 전시관 안내원까지 뭐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아까워 화가 날 따름이었다. 모바일 티켓을 지류 티켓으로 교환하는 줄과 입장을 위해 대기 번호를 입력하는 줄, 실제 전시관에 입장하는 줄이 모두 꼬여있는데 이것을 정리하는 안내원들도 뭐가 뭔지 제대로 몰라서 서로 말이 다르게 안내를 하는 통에 관람객들은 계속해서 이리 저리로 움직여야 했다.

주최 측에서 한번에 너무 많은 인원을 입장 시키는 바람에 입구부터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나마 안쪽으로 들어가니 입구보다는 나은 수준이었으나 작품을 감상하기에는 관람객이 너무 많았다. 최대한 관람객이 많이 없는 작품 위주로 관람을 해야 했다. 

인상주의 작가들의 자유롭고 평온하면서도 햇빛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그림들이 지치고 화난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15세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해 시각 장애인이 된 작가의 소소한 때로는 강렬한 경험들을 한 편 한 편의 글로 써 지랄 맞은 인생의 순간을 담담함과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엮어냈다. 무엇을 보는가, 듣는가, 냄새 맡는가, 만져 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나의 것으로 만들었는가, 나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가가 결국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조승리 작가의 관찰력과 기억력은 놀라울 정도이고, 그것을 생생하게 자신만의 언어로 묘사하는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만둘 수 없는 마음 

<저 청소일 하는데요?> 의 저자 김가지 작가의 신간이다. 10년차 청소부로서,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강연자로서 매일 겪는 새로운 고민과 불안을 솔직하게 그리고 써낸 이야기다. 우연히 인스타에서 작가의 신간 소식을 발견하고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했다. 신착 도서를 가장 처음 읽어 보게 되는 행운에 한껏 기대가 되었다. 

사실 명확한 해답은 없다. 일을 안 하면 불안하고, 일을 하는 동안은 이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나에게 잘 맞는 일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맞나? 계속해서 갈등하고 고민한다. 과거, 현재, 미래 뭐 하나 만족스럽지 않고 갈팡질팡하며 선택하지 못하고 이도저도 안되는 것 같아 좌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살아간다. 때로는 유지하고 때로는 그만두지만 후회가 밀려올 지라도 멈출 수는 없다. 나는 달래고 돌보고 아껴줘야 한다는 가장 큰 원칙을 되새기며 오늘도 일하며 살아간다. 


▶미키17


사람이란 무엇일까, 또 사랑이란 무엇일까를 질문하는 영화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하고 기괴한 상상력을 아주 경쾌하고 명랑하게 표현하여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울고 있는 기분이었다. 세드릭 디고리로만 알고 있던 로버트 패틴슨이 눈동자 움직임 하나까지 완벽하게 연기하여 현실감까지 더했다. 찝찝하고 불쾌하게 시작했지만 뽀송하고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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