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23의 게시물 표시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호두까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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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오면 생각나는 공연,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2023년 12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개인적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작품을 좋아하기에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소개하려고 한다. 공연 날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12월 31일 마지막 공연이다. 늦은 저녁에 시작하는 마지막 공연을 보고 나면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된다. 한 해의 끝을, 발레단과 함께 매듭짓고, 새로운 해의 시작 또한 아름다운 무용수들, 음악, 무대와 함께 한다는 것은 매우 황홀한 기억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면서 국내에서는 연말에 꼭 챙겨 보아야 하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와 ‘마리우스 프티파’가 탄생시킨 고전발레의 대표작으로서 음악과 안무, 무대 연출 등이 빼어나 보는 이들의 눈과 귀, 마음까지 사로잡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파티로 시작된다. 하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클라라’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 파티에서 클라라의 대부 ‘드롯셀마이어’의 신비한 마술로 파티는 더욱 흥겨워진다. 모두가 잠든 사이, 생쥐들이 집안을 어지럽히자 ‘호두까기인형’과 병정들이 쥐들과 대결을 펼친다. ‘클라라’는 전투 중 위기에 처한 ‘호두까기인형’을 구하고 병정들은 승리를 거둔다.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과 ‘클라라’는 아름다운 눈송이들의 축복을 받으며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신비한 환상의 나라에 도착한 그들을 환영하는 스페인, 중국, 러시아, 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의 춤이 펼쳐지고, ‘클라라’와 ‘호두까기인형’은 아름다운 사랑의 2인무를 추며 긴 밤 놀라운 여행을 마친다. 꿈에서 깨어난 ‘클라라’는 곁에 있는 ‘호두까기인형’을 왕자님이라 생각해며 껴안고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하는 것으로 공연은 끝이 난다. 아래 영상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갑자기 찾아온 강추위를 이기는 소소한 따뜻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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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동을 기점으로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고 바람은 매서워지고 결국 첫눈이 오는 지역도 있었다.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즘이다. 옷은 두꺼워지고 몸은 움츠러들지만 마음 만은 따뜻하게 만들어줬던 11월의 이모저모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붕어를 잡으러 산책을 갈까나~ - 붕어빵 5개 2천원!  집 주변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붕어빵 핫플레이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트럭을 세워 놓으시고는 붕어빵을 구워주시는 곳이다. 고급 붕어빵들이 등장하고 붕어빵 하나에 천원이 되어버린 고물가 시대에 무려 5개 2천원으로 파는 곳이다! 모양도 붕어빵, 국화빵, 새우빵으로 다양하고 팥앙금 뿐 아니라 슈크림도 넣어주신다. 나는 붕어빵은 무조건 팥앙금을 넣어 먹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슈크림은 잘 사먹지 않지만, 가끔 먹으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주말에만 동네에 오시기 때문에 한번에 10~15마리정도 사오자마자 소분하여 냉동실에 얼려놓고 일주일 동안 아껴먹게 된다. 반죽과 팥의 비율도 균형잡혀 있고 반죽은 반죽대로 팥은 팥대로 맛이 좋아 정말 잘어울린다. 단돈 2천원으로 5개 붕어빵을 먹을 수 있는 인심좋은 사장님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 진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 2023 문구생활산업전(SISOFAIR 2023) 날씨가 추우니 외부 활동 보다는 내부 활동이 늘어나게 되었다. 집에서 버스 한 번으로 갈 수 있는 코엑스에 매주 새로운 박람회와 전시회들이 열리고 있어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예전부터 소문으로만 들었던 시소페어에 이번에는 직접 관람을 가게 되었다. 돌아다니기만 해도 받게 되는 사은품들로 가방이 두둑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평소 좋아하던 스티커 회사도 이번 산업전에 참여하여 스티커를 50% 할인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실제로 다이어리, 펜, 스티커 등 익숙한 문구용품 부터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회사들이 다양하게 참...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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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철학적 난제 중 하나로 ‘테세우스의 배’에 관한 담론이 있다. 테세우스*의 배가 너무 낡아 모든 부품을 새로 교체하게 된다면 그 배는 원래의 테세우스의 배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배가 되는 것인가. 한발 더 나아가 교체된 낡은 부품을 다시 조립해 새로 배를 만든다면 두 배중 과연 진짜 테세우스의 배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말이다. 질문을 좀더 확장하여 내가 다른사람의 과거를 송두리째 가져와 그 사람으로서 살게 된다면 ‘나’는 여전히 ‘나’라고 할 수 있을까.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한 남자>의 주인공이자 화자, 변호사 기도 아키라는 과거 의뢰인이었던 리에라는 여자로부터 이상한 의뢰를 받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남편이었던 다니구치 다이스케의 정체를 조사해 달라는 것. 그녀의 남편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해 남편의 장례를 치르려는데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남편의 형으로부터 지금 장례를 치르는 죽은 이는 그의 동생인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털어놓았던 과거, 가족과의 불화와 그로 인해 연을 끊고 나왔던 모든 사연은 분명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맞으나’ 정작 죽은 남편은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아니’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리에는 과연 내 남편은 누구인가, 왜 다니구치 다이스케라는 다른 사람의 과거를 훔쳐 그인 양 살아간 것인가,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변호사 기도에게 찾아온 것이다. 기도는 금세 이 기묘한 사연에 빠져들게 된다. 다니구치 다이스케였으나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아니었던 한 남자의 과거를 조사하며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인’으로 자랐지만 뿌리는 조선인 ‘재일 조선인’인 자신의 불편한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어진다. 소설은 이처럼 두 갈래의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과거를 송두리째 가져와 그 사람으로 살아간 한 남자(다니구치 다이스케)의 진짜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 또 하나는 그 과정에...

100년 전 스웨덴을 통해 한국의 현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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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같이 볼 책은 <인구위기>라는 책이다. 무려 이 책은 1934년도에 쓰여진 책이고, 스웨덴의 뮈르달 부부가 쓴 책이다. 이 때 한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16년이 되는 해이고,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해이자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이다. 이렇게 시대를 가늠해보면 정말 오래 전 출간된 책이고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 (약 100년) 전 책이니, 과연 이 책이 어느 정도 한국 사회를 설명해 줄 수 있을지 궁금증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1934년으로부터 90년이 지난 2023년 출간되었다. 7월에 나왔으니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스웨덴은 복지국가 가운데 가장 선두에 서 있는 국가이다. 많은 국가들의 복지 사회 정책들이 스웨덴의 것들을 참고한다. 그러나 스웨덴의 정책들을 형식 그대로 다른 국가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책에 배태되어 있는 그 나라 고유의 정신, 믿음, 가치들까지 흡수하지 않고서는 정책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스웨덴이 오늘날의 복지국가를 만들어 나간 배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의 '무엇'이 지금의 복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물론 스웨덴의 복지국가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1930년대의 세계 상황과 2023년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약 100년의 시간 차이로 스웨덴이 겪었던 인구 문제는 오늘날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우리 뉴스레터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이 책을 읽기 전, 우리의 자세는 이 책이 출간된 해가 1934년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꽤 거침없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소개나 해석은 2023년 독자로 하여금 멈칫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주옥같은 문장들은 쉼 없이 읽혀진다. 먼저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는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고찰은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몇 가지 문장을 나눠보자면... "수많은 문제가 모두 '학교 문제'...

중남미 문화원 - 걸어서 중남미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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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의 한가운데, 이름도 생소한 중남미 문화원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중남미 문화원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정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화원에 대한 정보를 잠깐 전해보자면,  원장인 이복형 님은 30여 년 외교관 생활을 중남미 지역 4개국 공관장으로 지내며, 은퇴 후까지 4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중남미 고대 유물부터 식민기 근·현대 미술,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아시아 유일의 중남미 테마 문화 공간인 (재)중남미문화원을 1994년에 설립하였다. 꿈을 공유하고 집념과 초인간적인 열의로 헌신한 부인 홍갑표 님과 함께 박물관(1994), 미술관(1997), 조각공원(2001), 종교전시관, 벽화, 연구소(2011)까지 이루어냈다. 이 엄청난 규모의 문화원이 개인의 수집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입구부터 엄청나게 큰 돈키호테 조각상이 서있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건물들, 색깔도 모양도 신기한 벤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물관, 미술관, 야외조각공원, 종교전시관 등 개인적인 수집의 결과물이라고 보기엔 그 양이 정말 방대하고 공간의 만듦새가 정말 아름다웠다. 안내서와 입장권에 그려진 그림부터 마음을 빼앗겼다.   발길이 닿는 대로 미술관 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건물이 좀 오래되고 요즘 미술관들처럼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전시된 그림들과 조각들만큼은 감각적이었다. 쉽게 접해보지 못한 중남미 작가들의 감성과 색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익살스러운 모습을 한 조각들과 과감한 색채의 그림들을 둘러보고 지하로 내려가니 전통의상 직물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들의 전통의상들이 모여 있어 축제를 보는 것 같았다.  미술관을 나와 빨간색 아치를 지나면 야외 조각 공원을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항아리 들이 가득 박혀있는 벽이 있는데 이 많은 항아리들을 어떻게 옮겨왔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배치할 생각을 했는지 너무 궁금하고 신기했다. 정원길을 따라 들어가면 한적한 공간에 우뚝 서있는 마...

찐은 찐이라고 말 안 해!

 지난 주 대한민국을 뒤덮었던 한 마디는 뭐니뭐니해도 남현희-전청조 스캔들 아니 사기극일 것이다.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가 이혼과 동시에 재혼을 발표하는데 그 상대가 15살 연하남에 재벌 3세라고 했다. 그러나 재벌이라기엔 아무도 들어본 적 없고 소문조차 없었고 또 찐남자라기엔 너무나 왜소했던 수상쩍은 인물. 20대의 나이에 승마, IT기업 임원, 각종 사업가의 경력을 주장하는 그 아니 그녀(?)의 허술한 거짓말은 며칠 만에 금세 바닥까지 탈탈 털리고 말았다. 시그니엘, 명품, 성전환 수술을 했네 마네, 임신테스트기 등등 도파민 과다 공급으로 가득찬 와중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의 성범죄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사건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과연 어디까지 대중에게 기억될까. 뉴욕 출생은 커녕 인천 강화도의 뉴욕뉴욕이라는 작은 경양식집 단골이었다는 전청조의 마음 속에서, 시그니엘에 사는 재벌 3세라는 자신의 모습은 그녀 스스로에게만큼은 찐이었을까. 혹은 그녀도 찐이 아니라 거짓임을 인지는 하고 있었을까. 남현희와 전창조도 서로 속고 속이면서 상대방에 대해 어디까지가 찐이고 거짓인지 모르지 않았을까 싶다.  찐은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 '찐'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마구 남용되는 것 같다. 찐부자는 티 안 내고 검소하고 찐비혼은 본인이 비혼인거 말 안 하고 다니고 찐사랑은 어쩌고 저쩌고 특정 MBTI가 찐이면 이렇고 저렇고. 찐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해 준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데(과학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부분들 말고) '찐XX'의 정체성을 자기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찐이면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하고 잣대를 제시하는 건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은 말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덧붙이는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찐부자들은  고급 아파트와 명품VIP들은 그럼 찐부자 아닌 가짜부자들이 그 큰 돈을 쓰고 다닌다는 것일까. 또 요즘 온라인 상에 플로우를 보면 찐비혼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