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없이 다녀온 두 도시, 상하이와 베이징

 

비자 없이 다녀온 두 도시, 상하이와 베이징

작년엔 상하이, 올해는 베이징. 가족 여행으로 아이와, 조카들을 데리고 여행길에 올랐다. 중국 무비자 정책으로 이 때가 아니면 안되겠다는 마음에 금방 마음을 정하고 다녀올 수 있었던 두 도시였다. 같은 나라지만 이렇게까지 다른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하이와 베이징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상하이 — 개방적이고 밝은 상업 도시

상하이는 한마디로 '상업 도시'였다. 와이탄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밤이 되면 더 빛나는 강변의 불빛들, 세련된 쇼핑가와 카페들까지. 도시 전체가 밝고 개방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서구적인 느낌과 중국 고유의 색채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상하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뜻밖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였다. 화려한 도심 한복판, 좁은 골목 사이에 조용히 자리한 그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번화한 상업 도시 이면에 이런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게 묘하게 뭉클했다. (실내는 촬영이 불가능해서 기록으로 남기진 못했다.)

물론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베이징 — 정치와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

반대로 베이징은 완전히 다른 결이었다. 정치와 역사의 무게가 도시 곳곳에 배어 있는 느낌이랄까. 오래된 회색 벽돌 건물들이 골목마다 이어져 있고, 그 정취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화려함보다는 깊이감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베이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공자묘였다. 오래된 나무와 비석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베이징이라는 도시가 왜 '역사의 도시'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다. 국자감과 공자묘는 베이징에 가면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고. 오래 둘러보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즐길만한 곳은 아니었기에 나 혼자 짧은 시간 알차게 구경하느라 애썼던 장소이기도 했다. 공자와 유학, 도덕정치를 꿈꿨던 시대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장소였다. 이곳은 큰 시험을 앞두고 시험 잘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 하러 많이 오는 장소라고 한다. 올해 수능을 앞둔 그래서 함께 하지 못한 조카를 위해 기도했다.







공자묘 자세히 보기

공자묘 자세히 보기(2)

어느 분의 블로그 리뷰, 사진을 정말 잘 찍었다! 그때 내가 느낀 느낌 그대로!

베이징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다녀왔고 뜨거운 여름이라 쉽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방학 직전에 다녀온 터라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짧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기본 1시간은 대기해야 하니 아이만 아니었다면 굳이 오지 않았을 테마파크..^^;;

공통적으로 놀랐던 것들

두 도시를 다니며 공통적으로 느낀 게 있다면, 바로 편리함규모였다.

이동은 거의 다 택시로 해결했는데,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었다. 위챗 하나면 결제, 주문까지 모든 게 끝났다. 현금이나 카드를 꺼낼 일이 없을 정도로 시스템이 매끄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건 도시의 스케일이었다. 상하이도, 베이징도 워낙 큰 도시이다 보니 이동하는 내내 '이게 도시 하나의 규모라니' 싶은 순간이 계속 찾아왔다. 인구도, 건물도, 도로도 모든 게 압도적이었다. 직접 두 도시를 걸어보니 왜 아시아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견줄 수 있는 나라를 꼽으라면 중국일 수밖에 없는지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무리하며

상하이가 밝고 개방적인 상업의 얼굴이라면, 베이징은 무겁고 진중한 역사의 얼굴이었다. 두 도시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인상 깊었고, 비자 없이 다녀올 수 있었던 만큼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중국의 도시들도 가볍게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 혹시나 아이들 손을 놓칠까 노심초사하며 여행했던 기억만 빼면 모든 게 좋았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25년을 기록하고 39와 안녕하기

2250년이 와도 나는 나구나

1988년부터 이렇게 살아왔습니다만, 앞으로 계속해도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