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23의 게시물 표시

가능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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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ㅋㅋㅋ  궁금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감당하는지. 너구리 봉지를 뜯었을 때 다시마가 두 장 들어있다든지 예상치 못했던 친구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받는 서프라이즈는 당연히 기쁠 것이다. 반면 의지했던 동료의 뜬금없는 부서 이동이라든지, 일부러 찾아갔더니 휴무일이 아닌데도 카페가 문을 열지 않았다든지 하는 준비되지 않은 불운은 누구라도 싫을 것이다. 다만,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긍정적 에너지와 부정적 에너지의 무게가 어느쪽으로 기울어질지는 개개인의 성향이 클 것이다. 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책없이 긍정적인 기대를 폭발시키던 성향이었다. 그래, '었'다. 몇 번의 인간적 뒤통수와 거친 사회생활 nn년차를 거치고보니 대체로 시니컬해졌다. 일단 비관하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모든 에너지를 탈탈 털어 고민하고 걱정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스트레스의 가중과 동의어가 됐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예상치 못한 것들은 행운이라기보다 불운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품 이벤트에 응모한다든가 편의점에서 서프라이즈 마이키링을 사면서 내가 좋아하는 시나모롤의 키링이 단번에 나오길 기대한다 어리석게도. 그래도 가끔은 성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 전 또 한 번의 '가챠-뽑기-'에 (드디어) 성공했다. 책 이야기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 마음과 정신(!)에 큰 자국을 남겼다. 재밌다는 평을 잔뜩 듣고 잡은 책이 정말 재미있는 경우는 많다. 무난하고 뻔하다. 분명 재밌다고들 했는데 나한테는 별로인 책도 종종 있다. 아쉽지만 놀랍지는 않다. 그런데 어떤 사전정보나 기대나 평 없이 책을 고르게 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너무 많은 책이 쏟아지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좋다는 책을 읽기에도 모자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고른 책이 정녕 좋을 확률도 그리 크진 않다. (몇 번인가 그렇게 빌렸던 책 중 사 할은 완독하지 못하고 반납했고 오 할은 ...

사람이라 아프다 + 요즘 나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고마운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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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사람이라 늙고 아프다. 본래 이번 달 나의 글은 혐오와 수치심의 감정에 대해 다루고자 하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 이야기는 잠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다사다난의 4월을 보내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제 부모님의 나이가 60 중후반을 향하고 있고, 조부모님의 나이는 90을 향하거나 그 이상이 되어가고 계시다. 그러다보니 이래저래 편찮아 지시는 분들이 많아진다. 불과 일주일 전, 아찔하게도 엄마가 급성의 정신 질환을 겪게 되었다. 최종 진단은 뇌수막염. 그동안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이 폭발한 것이다. 그로 인해 잠시 잠깐이었지만 딸도 못 알아보고, 자신을 건드리면 헤친다고 생각하고 온갖 성을 내었다. 엄마가 엄마가 아니었다. 정말 가슴이 무너져내려 주저 앉아 울었다. 응급실을 지나 일반 병실로 옮겨지고 다행히 차도가 좋아졌다. 이제 집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남은 치료를 진행중이다. 어서 빨리 회복되어 집에서 만나고 싶다. 우리 엄마보다는 더 오래 전부터 아빠는 아프다. 더 좋아질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저 천천히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따로 살고 있어서 돌보지도 못한다. 대한민국의 아픈 중년 남성의 모습이다. 속상하다. 같이 사는 나의 할머니도 편찮으시다. 수년 전 머리를 크게 다치셔서 기억력도 점점 나빠지신다. 사실 아주 약한 치매증상을 우리는 가까이에서 목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시할머니가 다치셨다. 다리 수술을 하셨고, 지금은 집으로 돌아오셨다. 번갈아 가며 돌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누구 하나 돌봄에 올인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모든 상황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앞으로는 더 할 것이다. 우리는 늙고 있고, 아플 것이다. 그것을 너무나 실감나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초고령사회 돌봄문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 같다. 우리 세대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침대 위에서 잠들어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니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대가 캄캄하다. 밝지만 캄캄한 그런 미래. Part 2. 생산성을 높여주는 고마운 것...

<길복순>, 소녀는 나중에 커서 킬러이자 애 엄마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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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는 자라서 킬러가 되고 , 킬러가 된 소녀가 낳은 소녀는 또 킬러가 되고 .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영화 <길 복순 > 을 요약하자면 이런 영화다 . 어쨌건 살인도 직업은 직업이니까 킬러 워킹맘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그런 이야기 . 보통 킬러 영화라고 하면 기대되는 화려하고 대단한 액션과 속도감 대신 , 여성 ‘ 킬러 ’ 영화가 아닌 ‘ 여성 ’ 킬러에 좀 더 무게추를 둔 소프트한 느와르물로 이해하면 쉽다 .   우선 겉으로는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 중 손에 꼽게 압도적이다 . 한국 영화계에서 손꼽는 S 급 주연들인 전도연 설경구 투톱에 조연은 떠오르는 기대주 구교환 , 김시아 , 이솜 그리고 <불한당>과 <킹메이커>등을 감독한 변성현 감독까지 , OTT 가 아니라 영화관에 걸려도 손색없을 정도의 네임밸류를 자랑한다 . 그러나 ‘ 여성 ’ 킬러 영화니까 기존의 느와르 , 킬러물과 다르게 보여야 한다는 노이로제 때문인지 혹은 원래 방향성을 액션보다는 아기자기한 맛에 두었는지는 몰라도 , 전체적인 스토리만 봐서는 한 편의 영화라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긴장감 없는 서사가 굉장히 아쉽다 . 똑 같은 직업 세계를 다루더라도 여자 , 애엄마면 이상하게 구질구질한 생활감이 꼭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 초반에 복순(전도연)이 재일교포 야쿠자를 죽이면서 “ 이마트에서 3 만원 주고 산 칼 ” 이라고 말한다거나 딸(김시아)과 밥 반찬을 가지고 티격태격한다거나 하는 장면을 보면 킬러든 뭐든 간에 여자 캐릭터는 ‘ 직업인이기 이전에 여자 ’ 를 강조하는 캐릭터여만 프로페셔널한 직업인 캐릭터로써의 가치를 갖는 것인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 복순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직업인이기 이전에 여자이기도 하지만 여자이기 이전에 직업인이기도 하지 않은가 .   그러나 선 굵은 서사는 없는 대신 중간중간 클리셰를 파괴하는 듯한 부분들이 아쉬움을 채워 준다 . 일단 영화 중간에 퇴장하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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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플레이리스트 아주 오래 전부터 한번쯤은 내가 좋아하는 곡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짜서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소소한 바람을 품어왔다. 해본 적은 없지만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이런 날은 이런 곡을 틀어야지 하는 상상도 종종 하면서. 요새는 좋은 곡들을 모아놓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도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오랜 바람을 어렵지 않게 실행시킬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까지 아직은 한세월이 걸릴 것 같아 이 뉴스레터를 통해 나의 오랜 바람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고 싶다. 봄날에 듣기 좋은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니 부디 나의 취향 중 하나라도 마음에 닿는 것이 있기를 바란다. 1. TLC - Meant To Be Meant To Be는 아무래도 TLC의 대표곡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이 곡이 두 번째로 제일 좋다.(첫 번째는 아무래도 Waterfalls를 꼽을 수밖에 없다.) 봄날에 코끝을 간질이는 것 같은 살랑살랑 부드럽고 따뜻한 곡이다. 전사 또는 악동 같은 이미지와는 아주 의외인 기분 좋아지는 곡. • 들어 보기 https://youtu.be/cXSHxWJnjHI 2. James Iha - Jealousy 처음 나오는 기타연주부터 마음이 설렌다. 스매싱펌킨스의 기타리스트로 유명했을 터지만 이 곡만 놓고 보면 록밴드의 기타리스트라는 이미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찾아보니 스매싱펌킨스의 상징이기도 한 빌리코건의 독선적인 성격과 잘 맞지 않았다고 하는데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이 이런 것인지 이건 아직 내가 제임스 이하의 다른 곡들을 들어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스매싱펌킨스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경쾌하고 감미로운 기타팝. 듣다 보면 후렴구에서 나도 모르게 빠밤 빰빰 하며 허밍을 하게 될 것이다. • 들어 보기 https://youtu.be/crNDFymYM2Y 3. Smashing Pumpkins - 1979 제임스이하 하면 아무래도 그가 속한 밴드 스매싱펌킨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너무너무너무 유명한 밴드이기 때문에 잘못 아는 척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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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필 Road to 20 - Prelude 2]  10년 전 Bounce와 Hello 가 담긴 19집 앨범으로 말 그대로 '모두의',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은 가왕 조용필이 10년만에 정규 20집 앨범의 선공개 곡들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11월 Prelude 1 으로 선보였던 <찰나>, <세렝게티처럼> 두 곡에 신곡이자 더블 타이틀 곡인 <Feeling of You>, <라> 두 곡이 더해졌다.  [총평 : 화려함 보다는 정직함, 그 안에서 느껴지는 충실하고 순수한 흥] 타이틀 곡인 <Feeling of You>의 뮤직비디오부터 이야기 하고 싶다. 동화책 같은 하늘, 에메랄드의 색감에 구름처럼 떠오르는 제목은 흡사 동화의 오프닝을 연상케 한다. 우리 전통의 민화에서 볼 수 있는 익살스런 호랑이, 긴 다리를 가진 앙증맞은 새, 그리고 조용필을 모티브로한 선글라스를 끼고 기타를 맨 캐릭터가 눈에 들어온다. 셋은 한 길을 걷다가 곧 각각 나눠진 길로 각자 떠나게 되는데, 처음엔 꽃으로 가득하던 공간에도 해가 지고 밤은 찾아온다. 서로의 핸드폰으로 영상 통화를 나누며 보고 싶은 마음들이 눈물이 되어 떨어지지만, 다시 한 길에서 만난 셋은 온 세상을 비추는 햇살과 무지개의 길을 따라 힘차게 나아간다.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은 것 같다.  단순한 8비트의 리듬 속에 일렉트릭 기타의 벅찬 선율이 인상적이며, 정직하면서도 단순한 듯 하지만 노랫말을 통해 건네는 진심이 느껴지는 가왕의 목소리와 창법은 리드미컬한 에세이를 듣는 느낌이다. '네 기분은 어때? 그 무엇보다 제일 중요해 너의 마음이. 더 고민하지 말고 오늘을 위해 살아가야지 지금을 위해' 단호하면서도 따스하게 위로하는 가사가 아주 인상적이다. 찾아보니 네 곡 모두 김이나 작사가의 작품이어서 다시 한 번 놀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더블 타이틀 곡인 <라>는 앞의 곡보다 훨씬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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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한 것 없이 많은 시간이 흘렀다. 4월의 기록이라기엔 읽은 책과 들은 노래 뿐이로구나. 플러스 유투브 정도. 4월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건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이다. 전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도서관에서 애타게 내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 드디어 읽게 되었다. 그리고 기다린 만큼 유의미한 질문을 자꾸 던지게 한 유익한 책이었다. 다만, 정제된 느낌이 적고 사례를 나열하는 형태여서 어떤 답을 원하고 설명해주길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시원스레 추천해주기는 어려울지도. 큰 기대는 없었지만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건 레이철 호킨스의 '기척'이다. 제인 에어를 다시 썼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B.A.패리스나 '나를 찾아줘'류의 몰드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다. 유투브에서 시작해 어느덧 공중파 정규 편성까지 이뤄낸 '지선씨네 마인드' 책도 재밌었다. 요근래 체감상 TV콘텐츠를 책으로 많이 엮어내는 듯 한데, 이미 본 콘텐츠라 재미없을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정리도 되고 영상보다 정돈되어서인지 매우 잘 읽혀서 좋다. '흔한 인터넷발 기사'일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30대 중후반부터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카페같은 곳에서 낯선 음악이 들릴 때면 괜히 지는 기분이 들기에, 의식적으로라도 새로운 음악을 들으려고 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걸그룹 3대장의 신곡을 열심히 들어보았다. 아이브, 엔믹스, 스테이씨. 아이브는 이전의 곡들이 좀 더 취향, 엔믹스는 그나마 대중과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중인가 싶고, 스테이씨는 블랙핑크같기도 레드벨벳같기도 트와이스같기도 한데 정작 현재 그 셋은 그것들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유니크한 영역을 구축한 것 같다. 권진아와 백예린이 도자캣을 부르고 있다는 문구대로 피프티피프티는 과연 녹을듯한 음색에 폭신폭신 핑크키치한 멜로디라인이 인상적이어서 계속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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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츠 인 마이 백: 4월에 보고, 듣고, 즐기고, 느낀 것들 ‘차린 건 없지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번 뉴스레터에 대한 말이다. 4월에 보고, 듣고, 즐긴 것들을 떠올려 보자니 이렇게나 빈약할 데가. ‘왓츠 인 마이백’ 또는 ‘언박싱’ 영상에서처럼 ‘잇템’을 소개하는 느낌으로 이번 호를 꾸려보겠다는 야심(?)이 있었으나 언제나 그렇듯 보고, 듣고, 즐긴 것들이 빈약한 바, 그냥 아주 조그만 파우치에서 소소한 것들을 꺼내듯 나의 문화생활을 공유하고자 한다. • 음악: TLC <Waterfalls> 시작은 뉴진스였다. 뉴진스가 그려내는 싱그러움, 청춘, 힙합, 풍요로운 90년대의 감성을 접하자니 이거 다 나 같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인 거 알면서도 순식간에 빠져들게 됐다. 그렇게 뉴진스의 음악을 듣자 하니 이내 90년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TLC가 떠올랐다.(90년대 걸그룹 하면 스파이스걸스와 TLC 아니던가!) 이런 생각을 한 게 나뿐만은 아니었던지 검색창에 뉴진스와 TLC로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감상이 더러 보여 반가웠다. TLC의 음악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표곡 waterfalls를 비롯한 몇 곡은 한때 정말 즐겨들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유튜브로 TLC를 찾아보니 불과 1년 전 글래스톤베리 공연 영상이 있는 게 아닌가. 한 세대를 지난, 시대의 아이콘 정도로만 여겼던 그들이 현역으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니 방구석 리스너로서 또 한번 가슴이 뻐렁쳐 올랐다.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영업글로 ‘제발 인생에 몇 초만 투자해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누구 얼굴 보고 가세요’ 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처럼 나 역시 ‘제발 인생에 4분 25초만 투자해서 세상에서 제일 멋진 무대 한번 보고 가시라’고 호들갑을 떨고 싶다. 특히 노래 말미에 리사레프트아이의 랩 부분은 원래도 극락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페스티벌 영상으로 보니 정말 탄성이 나온다. 전세계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듯한 기분도 들 수 있으니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제발 인생에 4분 25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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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의 중간 뉴스레터에서는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 장르소설 중 공유하고 소개하고 싶은 추리소설을 조금 추려 보았다. 서울시 전자도서관과 구민 도서관 덕분에 가성비 넘치게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었다.  이 외에도 몇 권 더 있긴 하지만 굳이 기록을 남길 정도는 아니었던 책들은 제외한다.  <디오니소스 변주곡>, 찬호께이: 국내에 소개된 찬호께이의 첫 단편집이다. <13,67>이나 <망내인>등 탄탄한 설계와 흡입력 있는 속도의 장편소설로 익숙한 찬호께이의 단편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선하고 좋았다. 작가의 초기 발표작이나 과거의 습작도 실려 있고 각 작품에 대한 찬호께이 본인의 코멘트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차다. 각 단편들이 지닌 다양한 색채와 변주의 리듬이 <디오니소스 변주곡>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린다.    <방주> 유키 하루오: 더 이상 써먹을 만한 트릭과 반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분야인 '클로즈드 서클'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이다. 누가 했나, 어떻게 했나에 대한 고전적인 풀이가 끝이었다면 그저 그런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로 끝났겠으나, 그 이후의 진짜 엔딩이 너무나 기발하고 강렬하다.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에서는는 탐정 역, 왓슨 역, 범인 그리고 트릭이 클래식한 클로즈드 서클의 전부였다면 <방주>는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무대 자체를 통해 또 다른 반전 엔딩을 만든다.  <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20세기 일본에서 손꼽히는 추리 작가라는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작가가 옛날 일본 남성 작가여서 그런지 여성 캐릭터나 일부 표현에 있어서 소위 '쉰내난다'는 단점은 있지만 각 단편의 반전이 주는 묘미가 상당하다. 일부 단편은 조금 손봐서 장편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짜임과 반전이 탄탄하고 강렬하다.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중국에서 손꼽히는 추리소설 작가라는 쯔진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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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관람     - 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 대한항공의 스윕승 vs 현대캐피탈의 반격     - 5차전 접전끝에 대한항공 우승, MVP는 세터 한선수  ● 더 늦기전에 꽃구경      - 덕수궁, 정동길, 서촌, 정독도서관 탐방      - 어린이 대공원 겹벚꽃 구경  ● 두 발 늦은 영화 관람      - 와칸다 포에버 (디즈니 플러스) : 주인공이 사라진 시리즈를 연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  ● 4월의 도서관      -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 역시 기록이 답이다.      - 요즘 사는 맛 : 그저 먹어치우지 않는 삶에 대하여      - 읽고 있는 책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떨림과 울림, 지구를 구할 여자들 ● 4월의 기대작      - NCT 도재정 미니 1집 [Perfume] : 남성 중창단이 논하는 섹시란?     - 세븐틴 미니 10집 [FML] : Fight for My Life      - 이기광 정규 1집 [PREDATOR] : 잘하는 사람이 열심히까지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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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뭘까? 감정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살아가면서 학습되는 걸까? 조금 불편한 감정일 수 있겠지만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어떻게 작동해서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힘을 발휘할까? 이번 달 나의 무임승차 뉴스레터는 숱한 감정들 중에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마주해보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이 두 감정에 대해 정리한 책 한 권 있다. 누스바움의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책이다. 이번 달 뉴스레터는 누스바움에게 기대어 감정에 솔직해져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